[이코노믹데일리]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지엠이 나란히 부진한 실적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노조의 파업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어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의 노사 갈등은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조합원을 상대로 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80.6% 찬성률로 파업권을 확보한 르노코리아 노조는 지난 1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냈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르노코리아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다년 합의'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임단협 주기를 매년이 아닌 다년에 한번으로 바꾸자는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올해부터 3년간 매년 기본급 6만 원 인상, 성과급 지급안도 함께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의 다년 합의안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매년 임단협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기본급 9만7472원 인상, 일시금 500만 원, 정기 상여 비율을 현행 기본급의 500%에서 600%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조 관계자는 "현재 노사간 이견이 너무 크다"며 "큰 이변이 없는 한 파업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상황도 좋지 않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8일 열린 5차 교섭을 끝으로 임단협이 결렬됐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9만7472원 인상, 성과급 400% 지급, 근속수당 상한선 폐지, 직급수당 인상, 유류비 지원, 해고자 복직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노조는 국내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사측은 회사의 적자가 지속되면 전기차 생산 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지엠은 국내에 출시될 전기차 10종을 전량 수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말 부평 2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노조는 이에 공장 재개를 위해선 전기차 생산 관련 투자와 계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16일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제77차 노조 확대간부 합동회의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에 대해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은 없으며 투자가 진행 중인 신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지엠의 주요 부품사가 납품을 거부하면서 창원공장과 부평2공장의 가동까지 중단됐다.
노조 측은 지난 19일 열린 8차 임단협 교섭에서 "굴지의 글로벌 기업이 납품거부를 당해 조합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충분한 대책과 해결을 요구한다"며 이번주 교섭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4~6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가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상황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소비자들의 인식이 더욱 안 좋아질까 우려된다"며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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