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유업계 고통 분담을 통해 기름값을 200원 이상 떨어뜨리겠다며 법개정을 예고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일방적인 처사라며 당황하는 분위기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4' 정유사들은 민주당에서 전날(21일) 국내 기름값을 법개정, 대기업 고통 분담 등을 통해 200원 이상 낮추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대책을 고심 중이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찔끔 대책이 아니라 휘발유와 경유가를 200원 이상 떨어뜨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즉시 추진하겠다"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정유업계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서민들은 리터당 2000원이 넘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고통을 받는 사이에 대기업 정유사들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유류세 탄력세율 추가 인하 등의 입법과 정유사의 초과 이익을 최소화하거나 기금 출연을 통해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거들었다.
실제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4대 정유업체들은 지난 1분기(1~3월)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현재는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아직도 배럴당 100달러 이상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2분기(4~6월) 실적도 밝다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 위주로 추진되는 이같은 규제에 업계는 다소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에 의한 실적 개선은 실질적인 수익이 늘었다기보다는 재고에 따른 장부상 실적 개선"이라며 "세계적 유가 상승을 무시하고 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2020년 국제유가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없었다. 수익은 가져가고 손해는 놔둔다면 영업이 불가능하지 않겠나"라며 "만약 언급한 대로 규제가 진행된다면 각사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전환과 신사업 등이 차질을 빚고 결과적으로는 더 큰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0.65달러로 전날보다 1.09달러 상승했다.
국내 기름값은 22일 기준 휘발유는 리터당 2117.34원, 경유(디젤)는 2128.92원을 기록하며 상승하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다음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까지 확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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