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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처음으로 재계 2위 올라선 SK… 최태원 리더십 뒤엔 '핵심 3인방'

문은주 기자 2022-05-03 05:00:00

현대차 제치고 삼성 이어 재계 2위로...사업영역 확장 등 '최회장 뚝심' 통해

배터리 중요성 강조해온 최재원 부회장...SK온 대표 맡고 글로벌네트워크 담당

SK하이닉스 수장 맡은 박정호 부회장...최회장 신임 속 10년간 매년 최대 실적

신일고·고려대 후배 이형희 SV위원장...그룹 궂은일 해결… ESG경영 책임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이코노믹데일리] SK가 자산총액 기준 기업 집단 2위로 올라섰다. 상위 5개 기업집단(삼성·SK·현대차·LG·롯데) 내 순위가 바뀐 것은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SK의 자산총액은 291조 9690억원으로 삼성(483조 9190억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와 반도체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SK하이닉스 자산이 늘어난 데다 다른 자회사의 자산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하는 등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한 데 이어 배터리, 바이오, 수소 등 신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에도 힘쓰고 있다. SK그룹이 재계 2위로 올라선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SK가 재계 2위로 올라선 가운데 최 회장의 리더십과 함께 그 리더십을 뒷받침해온 주요 인사 3인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최재원 SK그룹 부회장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이형희 SK 수펙스추구위원회 소셜밸류(SV)위원회 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최 부회장은 SK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 부문 계열사 SK온 대표로서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동생에서 동반자로...배터리 사업 이끄는 최재원 부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전기차 배터리 전문 SK온의 사내이사 및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SK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 카드를 손에 쥔 것이다. 최 부회장은 그동안 SK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에서 주로 활약했다. 1999년 IMT2000 사업을 추진할 당시 최 부회장은 5년여 동안 SK텔레콤에서 활약했다. 2009년 SK텔레콤 이사회 의장과 SK 대표이사 부회장 등 여러 중책을 맡았던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3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었다. 2016년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작년 10월까지 취업 제한에 묶여 있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최 회장에게 배터리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라고도 알려졌다. 실제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충남 서산,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롬, 미국 조지아 등의 배터리 생산 공장 기공식, SK배터리가 탑재된 국내 최초 고속 전기차 ‘블루온’ 시승행사 등 중요한 배터리 사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지동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SK온 각자 대표직을 수행하는 가운데 최 수석부회장은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고 있다. 지 대표는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SK온 이사회 의장직은 기존과 같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기로 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최 수석부회장이 배터리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사업 기획과 투자 확대 등을 주도해 온 점과 주요 관계사 CEO와 그룹 글로벌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다져 온 글로벌 사업 감각, 네트워크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은 현재 약 40GWh(기가와트시) 수준인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늘리기 위해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봇 등 배터리 적용 분야를 다양화해 공급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본격 글로벌 양산 체계 구축과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배터리 제조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지역별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또 글로벌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조직을 확대 및 전문화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따른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미래 배터리 소재 등 선행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SK온 관계자는 “그룹 대주주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통해 중요한 성장기를 맞은 배터리 사업을 SK그룹의 핵심성장동력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SK온을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회사 의지가 실린 인사”라고 말했다.

◆반도체로 승승장구…SK하이닉스 수장 박정호 부회장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조 1557억원, 2조 8596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순이익은 1조 9829억원으로 순이익률 16%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매출이 1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산업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 매출(8조 7197억원)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3월 31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출범 10주년 행사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은 올해로 설립 10년차를 맞는 SK하이닉스의 수장이다. 2012년 3월 26일 기존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사명을 바꾼 뒤 매년 최대 실적을 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서부에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지향하는 R&D 센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제2의 도약에 나서는 셈이다.

박 부회장은 "현재의 메모리반도체 제조기업이라는 틀에 갇혀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제약이 있다”라며 "미국에 지을 R&D 센터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고수들과 협력하는 장(場)으로 키워가겠다”라고 말했다. ‘기존 틀을 깨는 초협력을 통한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 Provider)로의 진화’를 회사의 미래 성장 방향성으로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과 SK텔레콤 부회장도 함께 맡고 있을 정도로 최태원 회장의 두둑한 신임을 받고 있다.  

◆ESG 경영 '선봉장' 이형희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우측)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흥식 회장(좌측)에게 성금 120억원을 전달했다. [사진=SK그룹]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위원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ICT 분야 전문성을 쌓아왔다. 2019년부터는 SV위원장으로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SV위원회는 SK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조직으로, 이전엔 사회공헌위원회로 불렸다.

최태원 회장의 신일고, 고려대 후배인 이형희 사장은 2000년대 초 SK텔레콤 홍보실에서 활동하다 대관 업무를 맡게 된다. 규제가 많은 통신업의 특징때문에 정통부와 국회에 대한 업계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후 SK텔레콤 사업총괄,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수펙스추구협의회 SV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이형희 사장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과 환경재단 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서울상공회의소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장은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SK그룹의 궂은 일을 주로 처리해온 이 사장은 ESG에 대한 많은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어서 앞으로 더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종로에 위치한 SK그룹 본사 사옥,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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