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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신동빈 회장, M&A 운신 폭 넓어지나...롯데, 특사設에 기대

이호영 기자 2022-04-28 07:00:00

'국정농단' 재판 종결 후 집유 3년째

올 조단위 투자 예고에도 족쇄 여전

석탄일 특사·복권 땐 경영활동 숨통

질적 성장 향한 뉴롯데 행보에도 힘

[사진=롯데그룹]

[데일리동방] 신동빈 롯데 회장이 석가탄신일 특별사면·복권될 경우 운신의 폭이 넓어지면서 롯데그룹 정상화도 빨라질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 경우 모든 재판이 종결된 상태로 집행 유예 이행 중이다. 신 회장의 형 집행 면제와 함께 유죄 선고 효력 상실이 갖는 의미는 롯데그룹엔 유무형 가치 모두 클 것으로 보인다.  

27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 특사·복권 시 그룹 컴플라이언스(준법) 문제가 해소되면서 글로벌 기업과의 관계에서 중요하게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근간을 확보, 인수·합병(M&A)과 투자 등이 원활해지리란 예상이 나온다. 질적 성장을 향한 뉴롯데 행보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바이오·헬스케어 등 롯데그룹의 국내외 미래지향적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롯데는 올해 다시 조단위 투자도 예고한 상태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2019년 10월 17일 대법원 '상고 기각' 결정에 따라 국정농단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해 2심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원심이 확정됐다. 

국정농단 관련 집행유예로 실형은 면했지만 1·2심 모두 유죄였다. 총수 부재 사태만큼은 피했지만 신동빈 회장 유죄가 확정되면서 국내외 롯데 행보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게 됐다. 경영활동 위축도 예상됐다. 

올해 신동빈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 3년째다. 올 들어 롯데그룹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감이 보인다.  

최근 매각가 약 1조원대 폴리이미드(PI) 첨단소재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며 다시 M&A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지난 3월까지 6847억원 투자(킴튼 호텔 모나코·한국미니스톱·중앙제어·스탠다드에너지·쏘카·아스파이어 푸드)로 이미 작년 한 해를 넘어선 상태다. 

작년까지 2년 동안 크고 작은 인수는 있었지만 롯데그룹 M&A, 투자 행보는 M&A 빅딜로 재계 5위로 성장한 롯데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조용한 수준이었다.

2015년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SDI 케미칼 약 3조원500억원대 빅딜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당시 롯데는 KT렌탈(1조200억원), 더뉴욕팰리스 호텔(8920억원)에 이어 이듬해 현대로지틱스(5000억원) 등 투자를 거듭했다. 

작년 한 해만 보면 약 4815억원(중고나라·한샘·칼리버스·포티투닷·와디즈·초록뱀미디어) M&A 지분 투자가 있었을 뿐이다. 

코로나 타격이 컸다는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유통 부문 경쟁사 신세계그룹은 재계 11위 규모이지만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재작년과 작년에 걸쳐 사상 최대 수조단위 M&A와 투자를 거듭했다. 

기업문화가 보수적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맞지 않다. 롯데그룹이 2008년까지만 해도 매출 42조5000억원대에서 연평균 17% 신장률로 2016년 92조원대 재계 5위로 올라선 데엔 수조원대 굵직한 M&A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M&A 귀재로 불리며 주도했던 것은 바로 신동빈 회장이었다. 코로나 상황도 있지만 이런 M&A를 결단하고 이끌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여기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신동빈 회장 집행 유예 상황도 원인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롯데그룹은 2015년부터 형제의 난에 휘말리며 검찰 수사와 기소, 국정농단 재판 등 지속으로 이렇다 할 M&A가 없었다. 2017년 경영쇄신안을 통해 매출 200조원(~2020년) 등 외형적 목표에서 질적 방향 선회와 함께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 등에 주력해온 것도 한 이유다. 

2016년 검찰 압수 수색으로 진행하던 M&A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미국 화학사 액시올(폴리염화비닐(PVC) 염소 생산) 인수를 철회했다. 시장에서도 신동빈 회장이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것을 알면 액시올 주주들이 매각 반대에 나설 것이라며 우려가 나왔다. 

롯데그룹은 재작년과 작년에도 화학 분야 투자 기조만큼은 유지하면서 정상화에 힘을 쏟아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재작년 미국 에틸렌 공장(140만톤 증설) 추가 투자(1조1750억원) 계획을 밝히기도 하고 실제 인수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2019년 히타치케미칼 등 인수 시도도 지속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 롯데정밀화학은 배터리 음극박 생산기업 솔루스첨단소재 인수를 위한 펀드에 2900억원을 출자했다. 올 1월엔 650억원을 들여 배터리 스타트업 스탠다드에너지 지분(15%)에 투자하는 등 화학 분야 투자는 비교적 꾸준하다. 

신동빈 회장은 2018년 10월 경영 복귀 이후 유통과 함께 그룹 양대 축인 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행보에 힘을 실어오고 있다. 신 회장은 2019년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틸렌 공장(연산 100만톤)을 3년만에 준공하며 국내 재계 처음 미국 대통령(트럼프)을 직접 만나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런 신동빈 회장 행보는 특사 이후 운신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특사·복권되면 앞으로 롯데 M&A나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 사업 추진 등 기업 경영활동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자명하다. 롯데엔 특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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