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인물

[구원투수 여승주] 여승주 혁신에 청신호 켠 한화생명...제판분리로 점프업

최석범 기자 2021-12-30 17:42:34

확실한 성과로 올해 초 연임…김승연 회장 '믿을맨'으로

지속성장 열쇠는 제판분리 판단, 생보 '빅3' 중 최초로 감행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사진=한화생명]

[데일리동방] 여승주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한화생명이 경쟁력 강화와 성장동력 확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체질개선으로 취임 1년 만에 사상 최대 매출을 안겼으며, 제판분리(보험제조와 판매의 분리)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여 대표는 2019년 12월 한화생명의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한화생명은 저금리 장기화로 운용자산 이익 감소와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한화생명의 2019년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494억원으로 1년 전보다 92.4% 줄었고 순이익도 587억원으로 전년 대비 86.9% 급감한 상태였다.

단독대표에 오른 여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체질변화를 주문했다. 여 대표는 기획부서와의 회의에서 "한화생명은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살 길이 없다"고 강조한 뒤 "메리츠화재를 본보기로 삼아 체질을 바꾸는 것을 고민하라"고 지시했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 취임 후 체질개선에 성공해 영업조직을 슬림화했으며 절감한 영업관리비용을 보험영업 극대화에 쏟아부었다. 보험료를 낮춰 상품경쟁력을 높였고, 높은 수수료를 책정해 보험설계사들이 더 많은 계약을 모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여 대표는 실적개선에 집중하면서 1년 만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94억에서 3785억원으로 666.1%(3291억)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427억원으로 전년 587억에 비해 313.7%(1841억원) 늘어났다. 매출액 역시 24조9785억에서 26조2230억원으로 5%(1조2445억)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0.95%에서 1.75%로 0.8% 증가했다. 총자산수익률(ROA)와 자기자본수익률(ROE)도 각각 0.06%, 0.59%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로 여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성적표도 양호하다. 3분기 영업이익은 2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789억으로 154.2% 늘어났다. 매출액은 7조5168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02% 증가했다.

여 대표는 실적개선을 모색하는 동시에 성장동력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생명보험 '빅3' 중 처음으로 보험상품 제조는 모회사가, 상품판매는 자회사가 담당하는 방식의 제판분리를 진행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한화생명은 올해 4월 1일 개인영업본부 산하 보험모집 및 지원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출범과 동시에 GA업계 1위가 됐다. 한화생명이 전속모집채널 소속 보험설계사 1만9000명을 전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전시킨 결과다. 자본금 6500억원에 한화생명 임직원 1300명이 넘어갔고, 기존 영업점 500여곳을 보유하면서 업계 1위의 GA가 됐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기존의 한화생명 판매 MS(시장점유율)를 유지하면서 손해보험 영역에서 매출을 일으키면, 한화생명은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올해 7월 기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매출액(수수료)은 59억6000만원으로 손해보험 비중은 12%(7억 20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25년까지 보험설계사 2만6000명 수준으로 규모를 키우고, 당기순이익은 21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세운 상태다.

여 대표는 보험사 지속 성장의 근간에는 보험영업 성장이 있다고 판단, 미래고객인 MZ세대(1980~2005년생)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40·50세대의 보험가입률은 90%이상인 반면 20·30세대의 보험가입률은 63.8%와 77.3%다. 즉 앞으로의 보험계약은 MZ세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반드시 개척해야 할 시장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프로게임단을 활용해 MZ세대에게 친근한 상표 인지도를 구축한 것이다. 현재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통틀어 프로게임단을 직접 운영하는 곳은 한화생명 1곳뿐이다. 프로게임단 '한화생명e스포츠'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들로 구성, MZ세대의 팬층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팀 운영 초기부터 한화생명은 선수 복지 등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MZ세대가 중심이 되는 e스포츠 팬들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최초로 구독보험을 출시해 판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8월 GS25와 이마트, 프레시지와 손을 잡고 ‘LIFEPLUS 구독보험(무)’ 3종을 출시했다. MZ세대의 구독소비 패턴을 겨냥해 만든 상품이다. 월 일정금액의 보험료를 내면 맥주 교환권, 이마트 상품권, 밀키트 교환권을 제공하고, 보험료 일부를 공제해 만기환급금으로 지급한다. 

이 외에도 MZ세대 확보를 위해 △한화생명(보험) △한화생명 건강톡(건강) △LIFEPLUS(한화금융) △DREAMPLUS(블록체인·스타트업) △한화생명e스포츠(e스포츠) 등 유튜브 채널을 운영 하고 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