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나 보이그룹 'BTS'로 이미 콘텐츠의 힘을 알았잖아요.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기보다는 고유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는 게 세계 진출에 유리하다고 봅니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부 교수는 앞으로 한국 기업과 정부가 취해야 할 메타버스 전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메타버스가 주목 받았고, 앞다퉈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는 가운데 '알맹이'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2조6000억원 붓는다" 정부 주도 투자 속 AR·VR 관심 ↑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 합성어다. 가상 사회를 구현한 것으로, 디지털과 게임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통 창구로 부상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팬미팅과 시상식, 제품 쇼케이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프랜드는 국내 통신사 SKT에서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자신만의 아바타를 이용해 온라인 상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해시태그를 이용해 사람들과 모임을 가질 수 있다. SKT는 올해 들어 대학교 응원단과의 협력을 통한 응원 활동과 누리호 발사 중계 등 대내외 행사에 이프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기업이 만든 게더타운은 오피스 가상공간을 구현한 2D 플랫폼이다. 회의나 채용 박람회 등에서 주목 받고 있다.
메타버스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 주도 '디지털 뉴딜' 정책에도 신설 과제로 떠올랐다. 메타버스과 연계된 초연결 신산업 육성 분야에만 2조6000억원의 예산을 들이기로 했다.
내년 국가 예산도 대폭 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1447억, 155억원을 배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프라 등 콘텐츠 개발에, 문체부는 K팝 등 한류 콘텐츠를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데 예산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에서도 제도적으로 관련 법 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의 상장 대박 신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스타트업 투자 리포트를 전하는 스타트업인 스타트업 레시피에 따르면 어메이즈VR(106억), 애니펜(85억원), 퍼펙트스톰, 시어스랩 등이 올해 상반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몇 년간 투자 시장에서 소외됐던 AR, VR 콘텐츠 기업이 메타버스 키워드를 업고 큰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다.
◆ "메타버스 활용 목적 분명히 해야... 콘텐츠 집중 필요"
다방면에서 투자가 늘고 있지만 투자 규모와 기간 면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얼마 전 '메타'로 사명을 바꾸고 메타버스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힌 페이스북만 해도 메타버스 관련 집행 금액이 조 단위를 넘어서는 등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초과학 등 전문 분야에 대한 정부 주도 투자 기간이 다소 짧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른 나라의 경우 VR 등 신기술이 나오면 어떤 결과를 내든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정권 성향이나 트렌드에 따라 투자 방향에 변동성이 크다. 기술력으로만 보면 한국 기업들도 확장현실(XR) 관련 기술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제대로 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일단 메타버스를 활용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열기가 뜨겁다고 해서 목적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관계사나 경쟁사가 했던 방식을 벤치마킹해서 속도만 따라가다 보면 허탈감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계에서도 메타버스를 많이 활용하거든요. 가상 공간에 유권자를 불러 모아야 하는데 유권자들이 메타버스를 모르면 그냥 '나는 새로운 공간에서 뭘 했다'는 걸 보여주는 것밖에 안되는 거죠. 메타버스를 왜 활용하는 것인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메타버스가 주목 받기 위해서는 질 높은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다. 플랫폼 개발에서는 북미·유럽에 다소 밀려 있지만 시간을 들여서라도 콘텐츠에 집중하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현재 언론에 등장하는 메타버스 트렌드는 공급사보다 이용자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기보다는 상황과 필요에 따라 기존에 있는 플랫폼을 유연하게 활용하되 자신만의 주력 콘텐츠는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우리나라가 콘텐츠에 강하다는 건 이미 알려졌잖아요. 이것만으로 행운이죠. 메타버스로 돈을 벌었다거나 한 한국 기업은 아직 없지만 BTS에 이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큰 인기를 얻었잖아요. 그것만으로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잡은 것이죠. 메타버스에 대한 국민들의 들끓는 관심, 이것도 기대해볼 만한 장점이죠. 나는 우리나라가 콘텐츠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시장의 진입을 더 넓혀야 된다고 보고 있어요.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로 승부하는 게 더 승산 있다고 봅니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부 교수는 앞으로 한국 기업과 정부가 취해야 할 메타버스 전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메타버스가 주목 받았고, 앞다퉈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는 가운데 '알맹이'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2조6000억원 붓는다" 정부 주도 투자 속 AR·VR 관심 ↑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 합성어다. 가상 사회를 구현한 것으로, 디지털과 게임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통 창구로 부상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팬미팅과 시상식, 제품 쇼케이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제페토(ZEPETO), 이프랜드(ifland), 게더타운(gather Town) 등이 꼽힌다. 2018년 네이버에서 만든 제페토는 대표적인 증강현실(AR) 3D 아바타 서비스다. 온라인 상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이용자만 2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메타버스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 주도 '디지털 뉴딜' 정책에도 신설 과제로 떠올랐다. 메타버스과 연계된 초연결 신산업 육성 분야에만 2조6000억원의 예산을 들이기로 했다.
내년 국가 예산도 대폭 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1447억, 155억원을 배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프라 등 콘텐츠 개발에, 문체부는 K팝 등 한류 콘텐츠를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데 예산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에서도 제도적으로 관련 법 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의 상장 대박 신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스타트업 투자 리포트를 전하는 스타트업인 스타트업 레시피에 따르면 어메이즈VR(106억), 애니펜(85억원), 퍼펙트스톰, 시어스랩 등이 올해 상반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몇 년간 투자 시장에서 소외됐던 AR, VR 콘텐츠 기업이 메타버스 키워드를 업고 큰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다.
◆ "메타버스 활용 목적 분명히 해야... 콘텐츠 집중 필요"
다방면에서 투자가 늘고 있지만 투자 규모와 기간 면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얼마 전 '메타'로 사명을 바꾸고 메타버스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힌 페이스북만 해도 메타버스 관련 집행 금액이 조 단위를 넘어서는 등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초과학 등 전문 분야에 대한 정부 주도 투자 기간이 다소 짧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른 나라의 경우 VR 등 신기술이 나오면 어떤 결과를 내든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정권 성향이나 트렌드에 따라 투자 방향에 변동성이 크다. 기술력으로만 보면 한국 기업들도 확장현실(XR) 관련 기술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제대로 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일단 메타버스를 활용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열기가 뜨겁다고 해서 목적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관계사나 경쟁사가 했던 방식을 벤치마킹해서 속도만 따라가다 보면 허탈감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계에서도 메타버스를 많이 활용하거든요. 가상 공간에 유권자를 불러 모아야 하는데 유권자들이 메타버스를 모르면 그냥 '나는 새로운 공간에서 뭘 했다'는 걸 보여주는 것밖에 안되는 거죠. 메타버스를 왜 활용하는 것인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메타버스가 주목 받기 위해서는 질 높은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다. 플랫폼 개발에서는 북미·유럽에 다소 밀려 있지만 시간을 들여서라도 콘텐츠에 집중하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현재 언론에 등장하는 메타버스 트렌드는 공급사보다 이용자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기보다는 상황과 필요에 따라 기존에 있는 플랫폼을 유연하게 활용하되 자신만의 주력 콘텐츠는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우리나라가 콘텐츠에 강하다는 건 이미 알려졌잖아요. 이것만으로 행운이죠. 메타버스로 돈을 벌었다거나 한 한국 기업은 아직 없지만 BTS에 이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큰 인기를 얻었잖아요. 그것만으로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잡은 것이죠. 메타버스에 대한 국민들의 들끓는 관심, 이것도 기대해볼 만한 장점이죠. 나는 우리나라가 콘텐츠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시장의 진입을 더 넓혀야 된다고 보고 있어요.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로 승부하는 게 더 승산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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