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5조3000억원 규모의 초과세수를 활용해 소상공인, 고용취약계층 등에 약 12조7000억원을 지원하는 민생경제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올해 안에 손실보상에서 제외된 숙박시설, 여행업 등 업체 10만 곳을 대상으로 연 1.0%의 초저금리로 2000만원씩 특별융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민생대책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및 비보상 대상업종 맞춤 지원, 고용 취약계층 지원, 서민 물가안정과 부담 경감 그리고 돌봄 및 방역 지원 등이 포함된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에서 제외된 업종의 대출지원 규모는 총 9조4000억원에 달한다.
인원‧시설제한 업종 중 매출이 감소한 약 94만개 업체는 2개월간 전기료 50%, 산재보험료 30%를 경감해준다.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는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도 정작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같은 날 소상공인 단체는 초과세수를 활용한 ‘초저금리 대출’보다 직접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정부 지원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 민생경제 지원방안의 핵심은 손실보상 제외업종에 대출을 해주는 금융지원으로, 직접적 자금 지원은 무산돼 기대에 못 미친다”며 “이미 대출 한도가 꽉 차 있는 상황에서 추가 대출이 원활히 이뤄질지 의문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계속 빚의 굴레에 묶여 연명하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도 논평을 내고 자영업자 부채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추가 대출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빚이 계속 불어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9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올해 2분기 말 1806조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3% 늘어났다.
국제금융협회(IIF)도 올해 11월 15일 세계 주요국 중 한국의 가계 빚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장 많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04.2%를 기록해 세계 37개의 주요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 지원책을 환영하나 금융지원보다는 피해 직접 지원이 더 시급하다"며 "자영업자 부채가 심각한 수준인데 계속 대출해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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