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가 이달 12일 출시한 ‘NH페이’를 포함,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은 현재 개별 통합결제 플랫폼을 운영 중이거나 고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각 그룹 계열사인 카드사가 방향키를 쥐고 있는 통협결제 플랫폼은 내년 초 가동될 오픈페이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들 그룹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것은 은행과 증권사, 제2금융권까지 아우르는 자사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오픈페이 구동 후 빅테크에 뺏긴 페이시장 고객을 다시 유입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혁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플랫폼 완성도가 미흡한 중소형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성공여부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메이저 그룹이야 통합플랫폼을 앞세워 페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고객유치에 불리한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오픈페이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업계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업인 만큼 오픈페이 개발에는 이견이 없어도 도입 여부는 100%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중소형 카드사들은 지난 7년간(2013~2020년) 은행권 주도로 도입했던 ‘뱅크월렛’ 서비스의 실패 사례를 예로 들며 우려를 표했다. 오픈페이 역시 지속 운영할 주체로서 ‘키맨’이 없는 한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뱅크월렛은 출시 초기 온·오프라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주목 받으며 카카오와 제휴까지 이끌었음에도 은행권과 카카오 간 제휴 종료 이후 별다른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이런 전례를 고려해 업계에서는 카드사와 빅테크 간 전략적 제휴를 탐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보수적 성향이 강한 금융권 특성이 페이시장 진출에서도 발목을 잡는 셈”이라며 “빅테크를 경쟁상대로만 볼 게 아니라 우위에 있는 플랫폼 경쟁력을 흡수할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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