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버스 제조업체 프로테라는 1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프로테라에 공급한다. 양사는 기존 배터리셀 공급계약도 2024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아직 미국 내 원통형 배터리 공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을 계기로 공장 추가 건설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네럴모터스(GM)와 5조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오하이오·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 2곳을 지어 미국 내 7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량 5GWh인 미시간 공장과 함께 총 75GWh를 미국에서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LG에너지 솔루션은 올해 생산능력을 155GWh까지 늘리고, 이후 GM 합작공장 등을 토대로 2023년까지 26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뿐 아니라 유럽까지 생산거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우 타이탕(Hau Thai-Tang) 포드 최고제품플랫폼운영책임자(COO)는 JP모건 주최 컨퍼런스에서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법인(JV)이 미국을 넘어 틀림없이(certainly) 유럽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포드와 합작사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 오는 2025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미국에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포드의 글로벌 전기차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필요한 배터리 생산능력은 최소 240GWh다. 타이탕 COO의 이날 발언은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사 초기 투자규모(60GWh) 이상으로 추가 협력을 이어가 유럽에도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40GWh 수준에서 2025년 200GWh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SK이노베이션의 계획에도 포드와의 합작 계획이 상당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서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제1공장 외에도 연간 9GWh 생산능력의 배터리 제2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에서는 포드와 합작해 짓기로 한 배터리 공장 외에도 조지아주에서 제1·2공장을 짓는 중이다. 중국에서는 창저우·옌청·후이저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올해 말 생산능력 42GWh 규모가 예상되는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을 뒤쫓아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거듭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삼성SDI는 그간 생산능력 증설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에게 생산능력을 추격당한 데다가, 오는 2025년 7월부터 신북미무역협정(USMCA)에 따라 전기차 부품 현지생산이 불가피해지면서 삼성SDI의 미국 시장 진출도 앞당겨질 예정이다.
삼성SDI 측은 미국 진출과 관련,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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