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 투자 펀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 협의를 확정했다. 비전펀드는 다음주 야놀자 지분 10%에 1조185억원을 투자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맺는다. 앞서 비전펀드 측이 지난 4월 초 투자 제안을 한 이후 3개월여만에 마침내 투자논의가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야놀자가 소프트뱅크 투자를 받게 되면서 쿠팡처럼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비전펀드의 투자 조건이 '나스닥 상장 추진'으로 알려진 데다가 국내 증시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매긴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야놀자가 지난해부터 국내 상장을 준비하면서 맺은 미래에셋증권과의 주관 계약도 해지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마켓컬리도 미국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틀면서 삼성증권과의 주관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다만 야놀자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1920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으로 이제 막 적자를 벗어난 상태다. 쿠팡과 같은 성공적인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서는 야놀자만의 혁신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숙박·여가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테크 올인' 비전을 선포하고, 여가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시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및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인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미 국내외 1500여명의 임직원 가운데 R&D 인력이 40%에 달하는 야놀자는 중장기적으로 이 비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R&D 인력 확대와 동시에 기업문화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준에 맞추기 위해 내부 TF도 꾸렸다. 최근에는 별도 법인으로 야놀자 클라우드를 출범, 글로벌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 확장에 나섰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호텔의 모든 운영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연결해 디지털 전환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는 '와이플럭스(Y FLUX)'를 연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시장을 이끌기 위해 기업 문화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모두 바꿔 업계 표준을 세울 것"이라며 "해외 R&D 오피스 추가 등을 통해 글로벌 우수 인재들을 적극 발굴하고,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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