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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새바람 MZ노조]②임단협 분리 요구도...차별화 나서는 MZ노조

김성훈 기자 2021-04-28 16:25:17

LG전자 사무직 노조, 지노위에 임단협 분리 신청...30일 결정

양대 노조 속하지 않고 독자 노선...비정규직·계약직·별정직까지 포용

[사진=네이버]

[데일리동방] MZ세대 중심의 사무직 노조가 임단협 분리를 신청하는 등 기성 노조와 다른 독자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노조가 수용하지 못했던 직원까지 포용하고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며 호응을 얻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오는 30일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의 교섭 단위 분리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지노위가 ‘인용’ 결정을 내리면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내년 1월 임단협부터 기존 생산직 노조(대표 교섭단체)와는 별개로 사측과 협상 진행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교섭 단위 분리를 인용한 판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무직 노조 측은 ‘교섭 단위 분리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인용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사무직의 근로조건이 성과 판단 및 보상·임금체계·채용 등에서 생산직과 크게 다르고 기존 대표 노조의 사무직 의견 반영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별도 교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노위에서 인용한다고 하더라도 사측이 항소해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사무직 노조가 교섭 단위 분리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 사무직 노조가 빠른 속도로 몸집이 커지면서 실질적인 노조 활동에 나서기 위해 교섭 단위 분리 절차에 나선 것으로 본다.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지난 3월 출범한 이후 한 달 만에 3500명 이상이 가입하는 등 사내외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대표도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최근 설문을 통해 사원들의 궁금증 의견 등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권 사장이 직접 할 예정이며 만남의 기회도 마련하기로 했다.

LG전자 사무직 노조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 관행에 순응하기보다는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MZ세대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러한 특징은 공식 출범을 앞둔 현대차 사무직 노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은 설립 준비 당시 SNS커뮤니티를 통해 “한노총과 민노총의 조언은 구하되 한쪽을 선택할 가능성은 작다. 노사 관계에 경험이 많은 실력 있는 노무법인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들의 어려움을 개선하지 못한 기성 노조를 택하지 않고 독자적인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건우 현대차 사무직 노조 위원장은 “기존 노조의 경우 생산직 위주여서 사무직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공정한 보상 시스템 도입을 회사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사무직 노조는 그룹 내 정규직 직원뿐 아니라 비정규직·계약직·별정직까지 모두 가입을 허용할 방침이어서 계열사 사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공서열을 거부하고 친분에 의한 인사와 고과에 반대하는 등 그간 묵인됐거나 사소하다고 여겨졌던 사내 부조리에 더욱 강하게 나선다는 점도 MZ세대 노조의 특징이다.

다만 MZ세대의 경우 특정 안건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해도 의견 관철을 위해 물리적 투쟁까지 불사했던 기존 노조와 달리 객관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논리를 세워 대화로 푸는 것을 중시한다.

20~30대 젊은 사원들은 대부분 MZ세대 중심 사무직 노조의 차별화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교섭 단위 분리를 인용받지 못하면 결국 상징적 노조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시간이 지나면 기성 노조를 답습한 ‘젊은 꼰대’가 될 수 있다”는 회의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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