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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혼돈의 가계빚 정책] ①은행권 '마통' 한도 축소…당국발 대출조이기 先대응

신병근 기자 2021-04-01 11:10:44

우리銀, 오늘부터 마통 미사용자 한도 최대 20%↓

영끌·빚투족 발등에 불…영업점에 문의전화 지속

금융당국이 이달 중순쯤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에 앞서 은행권은 마이너스통장 사용 기준을 강화하며 신용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우리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우리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금융당국이 이달 중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선제적으로 마이너스통장(마통) 사용 기준을 강화하고 나섰다. 당국발 신용대출 조이기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리 방안 발표 전에 몰려들 수요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이달 중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RS)을 차주별 40%로 일괄 적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DSR 40%를 초과하는 차주가 상당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돈을 빌리는 사람 모두에게 동일한 DSR을 적용하는 등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다는 의미다.

주요 은행들은 이 같은 당국 기조에 맞춰 작년 말부터 신용대출 일부 상품의 우대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축소했다. 이어 더해 마통 대출 기준까지 손을 보면서 당국으로부터의 지적을 피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마통 대출을 연장하거나 재약정하는 경우 최근 3개월 또는 약정기간 내 마통 한도사용률 중 큰 값이 10% 미만이면 한도 금액을 10% 감액하기로 했다.

한도사용률이 5%를 밑돌 경우 한도 금액은 최대 20%까지 줄어든다. 한 예로 1억원 한도의 마통 대출을 받고 5%인 500만원 보다 적게 사용하면 한도 금액은 8000만원으로 축소되는 식이다. 대상 상품은 '우리 주거래 직장인 대출', 'WON하는 직장인 대출', '직장인 우대 신용대출' 등 28개에 달한다. 대출 금액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제외다.

당국은 앞서 우리은행을 포함해 시중은행들로부터 각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받아놓은 상태로 마통에 관한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은 약정 금액이 2000만원을 넘는 신규 또는 기한연장 마통에 대해 소진율에 따라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마통 신규 약정(기한연장)일로부터 만기일 3개월 전까지의 평균 대출한도 소진율이 10% 이하면 약정 한도의 20%를 깎은 뒤 기한을 연장해주고 있다. 하나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에 한해 기한 연장 시점에 마통 한도 사용 실적이 50% 이하로 낮을 경우 최대 20%까지 한도를 줄이고 연장해준다.

하나은행은 또 마통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대출 전 기간 중 한도를 미사용할 경우 한도를 전액 감액할 수 있다'고 안내 중이다. 은행권의 마통 관리가 본격화됨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어 대출) 등 차주들의 문의 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별 신용대출 관리책은 당국의 방안이 발표되기 전 '마통 막차'를 타려는 수요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마통은 특히 직장인들이 많이 쓰는 신용대출인데, 한도 축소 소식이 들리자 영업점에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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