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효성의 신재생에너지 전략이 유럽에도 통했다. 효성중공업이 유럽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12년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지난 17일 영국 최대 전력 투자개발사 다우닝(Downing)과 50MW급 대용량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다우닝에 공급하는 ESS는 효성중공업이 해외 시장에 공급한 제품 중 최대 용량으로, 영국 사우샘프턴지역에서 전력 공기업인 내셔널 그리드의 송전망에 연결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PCS(전력변환장치)·배터리·EMS(에너지관리시스템) 등 ESS 시스템 설계·공급뿐만 아니라 10년간의 유지보수 관리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 공급 계약은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주요 업체가 선점하고 있는 유럽 ESS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ESS는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관리·사용하기 위한 필수 장치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 설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세계 ESS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50MW급 이상 대용량 ESS는 국가 송전망·대규모 공장 등 중요 설비에 직접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에너지 저장 능력과 전력 변환 효율 등이 더욱 중요한데, 효성중공업은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ESS의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효성중공업의 ESS는 지난 2013년 ‘프로스트 앤 설리번 대한민국 어워드’에서 ‘제품 전략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서 조현준 효성 회장은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력 시장이 재편하고 있다”며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전력 사업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성은 지난 2009년 ESS 사업에 진출해 약 12년간 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국내 ESS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에는 미국 내 ESS 판매 확대를 위해 서부지역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유럽 시장 입성을 교두보 삼아, 호주·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것이 효성중공업의 목표다.
업계에서는 올해 유럽 ESS 시장이 총 72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며 매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영국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를 목표로 하는 ‘넷 제로 타깃(Net zero Target)’ 정책을 펼치고 있어 효성중공업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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