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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오일 머니게임] ③조선업계, 유가 예의주시…드릴십 악재 탈출할까

김덕호 기자 2021-03-09 06:13:00

삼성重, 드릴십 재고 5척…재고 평가손실 1조8천억

대우조선해양도 악성 재고 4척…매각·인도 늦어져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데일리동방] 국제 유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조선사들이 유가 변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석유시추선(드릴십),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 악성 드릴십 재고 매각 등 수익 개선의 열쇠가 될 수 있어서다.

8일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의 지난 7일 거래가격은 배럴당 71.6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5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67.86달러를 기록하며 70달러 선에 근접했다.

통상적으로 조선업계에서는 드릴십 석유시추의 손익분기점을 유가 60달러(배럴)선으로 본다. 이에 '석유시추선 발주-부유식원유생산저장 및 하역설비 건조'로 이어지는 해양 석유 시추 및 가공 사이클이 현실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조선사들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악성 드릴십 재고 매각이다. 유가 급등기가 끝날 무렵인 2013~2014년 수주했던 해양플랜트들이 대상이다.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건조했지만 주인을 찾아가지 못하는 해양플랜트들만 총 9척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이 발주사 계약 파기로 피해 입은 물량은 5척이다. 2013년 미국 PDC가 발주한 드릴십(약 6154억원) 계약 취소를 시작으로 시드릴 드릴십 2척(약 7977억원, 2013년 발주), 트랜스오션 드릴십 2척(약 1조7000억원, 2013·2014년 발주)가 건조중 취소됐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재고자산 평가손실액은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도 드릴십 2척 자금이 묶였다. 2013년 미국 밸라리스가 발주한 12억달러 드릴십 사업(2척, 약 1조3500억원)이 문제다. 오는 9월이 인도 기한이지만 현재까지 대금의 75%인 9억달러(약 1조100억원)만 지급됐다. 

노르웨이 시추사인 노던드릴링이 매입한 드릴십 2척 인도도 늦어지고 있다. 이 2척의 잔여 대금은 3억달러 정도다.

문제는 악성재고로 남은 드릴십들의 인도나 매각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2005~2008년의 경우 산유국 생산 능력이 부족해 해양 석유 시추로 발을 돌렸던 반면, 현재는 미국 셰일에너지 개발 성공으로 공급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급불균형, 투기자급 유입이 원인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공급능력 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세계 드릴십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삼성중공업 5척, 대우조선해양 4척의 드릴십은 악성 재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가상승으로 인한 수혜는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 부문에서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 상승, 환경규제 강화, 노후 선박 교체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한 선박 38척 중 6척이 LNG추진 선박이었고,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 14척 중 9척 역시 LNG추진 선박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25년까지 기존 선박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보다 30% 이상 감축할 것을 강제하면서 관련 수요 증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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