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화재 후폭풍]③현대차-LG에너지, 좁아지는 파트너십

[데일리동방]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 공급을 둘러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간 협력관계가 당분간 약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신규 배터리 공급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의 협력이 양사를 이어주는 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8일,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및 사용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현대글로비스·KST모빌리티도 함께한 것으로, 전기택시 확대와 배터리 순환 모델 구축이 목적이다.

현대차는 이번 MOU를 통해 실증 사업을 총괄을 맡아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택시 플랫폼 사업자 KST모빌리티에 판매할 예정이다. 배터리 보증은 물론 교체용 배터리 판매도 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급이 아닌 사용 후 배터리 부문을 담당한다. 사용이 끝난 배터리를 매입해 안전성과 잔존 가치를 분석, 배터리 순환 모델 구축에 활용할 방침이다.

전기 택시에 탑재된 배터리를 새로운 배터리로 교체할 때 얻을 수 있는 사용 후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탄생시키는 것도 LG에너지솔루션의 역할이다. LG 측은 해당 충전기를 차량 운용사인 KST모빌리티에 판매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MOU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협력을 유지시키는 끈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나EV부터 전기버스까지 이어진 화재로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공급 계약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의 CATL과 함께 현대차의 E-GMP 배터리 2차 공급사로 선정됐지만, 업계에서는 곧 발표될 3차 공급사 명단에서는 LG가 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개발해 지난 2019년 산업자원부 장관상까지 받은 전기버스 ‘일렉시티’의 새 모델에도 LG 측의 배터리를 쓰지 않기로 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발주 결정이 화재 이후가 아닌 지난 2019년 초에 결정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ITC 소송 패소로 미국 수출을 위한 LG와의 배터리 공급 협력은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한 번 손상된 이미지와 신뢰도는 다시 쌓기 어려운 만큼 이전 수준의 협력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