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내달 초 1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2년물과 3년물로 구성되며, 각각 300억원·1200억원씩 발행한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4일 예정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세 곳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녹색채권 발행으로 모집된 자금을 친환경 선박 건조·연구 개발 등 친환경 조선 인프라 구축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IPO 계획을 발표하고, 기업공개로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선박 경쟁력 강화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5년간 친환경 미래 사업에 최대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목표다.
이처럼 친환경 분야에 앞장서는 현대중공업이지만, ESG 기업을 표방하기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E) 부문만큼이나 중요한 사회적책임(S)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조립1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사망 노동자는 작업을 위해 이동하던 중 옆에서 탑재 중이던 블록 철판이 흘러내려 사고를 당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철판이 흘러내릴 위험이 있음에도 출입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고, 바로 옆에서 용접을 하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작업이 안전하게 이뤄지는지 감독해야 할 작업지휘자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과거 한국조선해양의 사회 부문 ESG 등급을 A 등급으로 측정했지만, 2020년 1분기 평가에서는 B+로 낮추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불공정 하도급 관행으로 인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등이 원인이었다.
실제 현대중공업 작업장에서 지난해에만 4명이 사고로 사망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한영석사장의 사과와 함께 “각 생산현장에서 토론을 통해 도출한 현장 안전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바탕으로 표준작업지도서와 유해위험성평가서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현장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초 ESG 경영 관련 조직을 출범하고,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을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로 선임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공업 기업의 특성상 근로자의 사고 위험도가 큰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사고를 줄이고자 하는 기업의 노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며 “실제로 돈이되는 친환경 부문 만큼이나 사회적책임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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