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10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신원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시작했다. 최신원 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등에서 거액을 횡령해 유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SG를 강조해 온 SK그룹 입장에서 최신원 회장의 비리는 이미지에 큰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 최태원 회장은 물론 최신원 회장도 ESG 필요성을 피력해왔는데 스스로 ESG를 거스르는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현재 SK네트웍스는 ESG 최고 등급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SK네트웍스 ESG 등급은 A+,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G분야 또한 A+다.
하지만 최신원 회장의 비리와 구속은 ESG 평가 G분야에 큰 감점요인이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윤구 전 애경산업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특조위 로비자금 조성’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ESG 등급 중 G분야를 B+에서 B로 하향했다.
최신원 회장의 구속될 경우 ESG 여파는 SK네트웍스를 넘어 SK그룹 지주회사인 ㈜SK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 또한 기업지배구조원 ESG와 G분야 평가 모두 A+다.
㈜SK는 SK네트웍스 지분 39.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한 최신원 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의 아들이자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이다.
SK네트웍스의 지주사이고 최신원 회장이 SK그룹 오너 일가인 만큼 그 영향이 더 크게 반영될 수도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SK네트웍스 ESG 등급은 당연히 반영될 것”이라며 “그룹 계열사이고 오너 일가이기 때문에 그룹 지주사 등급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신원 회장의 비리가 SK ESG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SK네트웍스는 SK 자회사이기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최신원 회장이 독자경영을 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SK가 직접 관리감독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사실상 SK그룹에서 분리돼있다. 이 때문에 최신원 회장의 비리를 SK그룹 전체로 확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SK네트웍스를 실질적으로 SK그룹 계열사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최신원 회장의 문제를 SK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흠결이 있다고 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ESG 강조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ESG 경영에 상처를 내는 일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에서 직원 성과급 문제가 불거졌고,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SK네트웍스가 사실상 계열분리 상태라 하더라도 최신원 회장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ESG를 강조해 온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이 ESG 경영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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