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 한계에 부닥친 대형마트업계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배송의 물류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의 'PP센터', 롯데마트의 '세미다크 스토어', 홈플러스의 '풀필먼트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들은 고정비가 많이 드는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면서도 폐점과는 별개로 일부 점포는 온라인 배송에 적합한 물류 거점으로 전환, 효율 극대화를 꾀했다. 일례로 매장 한 켠을 리모델링하거나 마트 창고나 주차장 등 일부 공간을 활용해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했다.
대형마트 점포는 주거지와 가까운 중심지에 있어 인근 소비자에게 물건을 더욱 빠르게 배송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마트는 점포 인근 고객에게 당일배송을 실시하면서 배송 속도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 대형마트 점포에 '세미다크 스토어'와 '스마트 스토어'등을 확대하면서 대형마트 점포를 물류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에도 오프라인 점포를 통해 온라인 배송에 대응해 왔지만, 온라인 확대를 위해 물류와 배송 효율화를 높인 시스템을 점포 곳곳에 도입하면서 매장 배송 거점화를 본격화했다. 전국 점포 4곳에 위치한 '세미다크 스토어'는 매장 일부 공간에 자동화 설비를 적용해 온라인 상품 패킹 효율성을 높인 전용공간으로 전환했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전국 15개 점포에서 인근에 위치한 고객에게 2시간 이내로 물건을 배달해 주는 '바로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의 온라인 매출은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세미다크 스토어를 점포 12곳에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측은 2021년까지 스마트 스토어 12개, 세미 다크 스토어 29개를 구축해 하루 배송 건수를 7만8000건(2019년 2만3000건)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도 114개 점포 내 비효율 공간을 PP센터(Picking&Packing)로 개조하면서 당일배송에 대응하고 있다. SSG닷컴 네오(NEO) 센터는 새벽배송을, PP센터는 당일배송을 담당하는 형태다. PP센터 주문 처리 매출은 이마트 할인점 매출의 절반을 담당할 정도로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 SSG닷컴 네오 4호점 부지 물색 작업에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하면서 PP센터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또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올라인(All-Line)' 유통모델을 구축해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107개 점포가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물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온라인 배송규모를 기존 7~10배 강화한 풀필먼트센터도 전국 10곳에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인천 계산점을 시작으로 마트업계 가운데 이같은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홈플러스는 2019년 안양점, 수원 원천점 등 3곳으로 풀필먼트센터를 확대했다.
풀필먼트센터 설립 이후 온라인 배송 건수는 하루 7배가량 늘어난 145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매출도 기존 대비 250% 가량 늘어났다. 홈플러스는 올해 온라인 물류 기능 담당 점포를 전국 140개 매장으로 확대하고, 풀필먼트센터도 10개 점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또한 매장에서 바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백화점 투홈'에서 전문 식당가나 델리 브랜드 매장에서 즉석 조리한 식품을 주문 1시간 내에 배송지로 직접 배달해 주는 '바로투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국 10개 백화점과 4개 아웃렛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50.3% 증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매장을 배송기지로 활용하는 이커머스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37곳의 오프라인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한 오아시스마켓은 적자를 내고 있는 이커머스 사이에서 유일하게 흑자 행진을 보이며 주목받았다.
오아시스마켓은 물류센터에서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면서 재고 물량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보내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등 폐기율을 낮췄다. 오프라인 가두점은 근거리 장점을 살려 인근 주민에게 당일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제2의 물류창고 역할도 하고 있다.
마트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대형마트 등의 오프라인 점포는 단순히 온라인 배송을 위한 기지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면서 "온라인 배송에 맞게 최적화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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