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최근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면서 대형증권사들도 장외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와 더불어 기업공개(IPO) 활성화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늘어나자 투자자들을 확보해 수입을 늘리겠다는 움직임이다. 거래 플랫폼을 개설하고 장외 주식에 대한 종목 정보와 분석 리포트를 제공해 새로운 이용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장외시장 시가총액 규모 15조9000억원대···“투자자 모시기 총력”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외거래시장(K-OTC)에 등록된 136개사의 시가총액 규모는 올해 초 14조3031억원이었지만 10월에는 15조9661억원으로 약 1조6630억원 증가했다. 지난 한해 동안 시가총액이 2579억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매우 높다.
장외주식시장의 활성화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영향으로 증시에 유입된 투자자들의 관심이 비상장 주식으로까지 확대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업공개(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장내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에 미리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도 장외시장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IPO 대어’로 불리던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4월 장외시장 주당 평균 거래가격이 2만원선이었지만 상장 직전인 8월에는 주당 평균 거래 가격이 7만원대까지 상승했다. 내년에도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등 대어급 업체들의 상장 소식이 예고되고 있어 비상장 주식의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관련 분야에 소홀했던 대형 증권사들도 발을 들이고 있다. 기존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종목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며 투자자 유치에 애쓰는 모습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운용사인 피에스엑스(PSX)와 제휴를 맺고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 정식 서비스 시작했다.
서울거래소는 주요 비상장 기업들의 종목 정보와 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스타트업 장외 주식을 엔젤투자자, 엑셀러레이터, 스톡옵션 보유자들로부터 소싱하고 주식과 현금 교환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한다.
또 비상장 주식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은 서울거래소에 회원가입을 하고 모바일로 신한금융투자의 계좌를 개설해 매매할 수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의사결정을 통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별도의 매매주문을 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주문을 제출한다.
앞서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와 제휴하고 지난해 11월부터 비상장 거래 중개 서비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비스 제공 중에 있다. 증권플러스는 시간 제약 없는 거래 협의 기능을 지원한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일대일 협의 가능 시간이 ‘공휴일 포함 매일 24시간’으로 제공돼 투자자가 편한 시간에 언제든 매물을 확인하고 협의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절차도 3단계에서 2단계로 단축하는 등 투자자 편의를 위한 절차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다.
KB증권도 비상장주식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현재 중개 플랫폼 시스템 개발 중에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장외시장은 거래량이 적어 대형 증권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최근 IPO열기 등으로 장외시장에 투자자 자금이 몰리면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인데, 비상장 주식 시장의 확대가 지속되면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자 유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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