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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CJ·한진·로젠 등 연이은 택배기사 사망…갑질관행·산재보험 개선 시급

김동현 기자 2020-10-20 17:41:00

올해만 택배업 종사자 사망 11명

대리점갑질·과도한 업무 배정 등이 주된 원인

일부 택배사 산재보험 포기각서 대필 논란도

"불공정계약·특고 산재보험 개선방안 마련돼야"

[사진=CJ대한통운 제공]

[데일리동방] 올해 택배기사 사망이 11명에 달하면서 이와 관련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과도한 업무 배정, 대리점 갑질, 산재보험 적용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산재보험 제외신청 대필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택배업 종사자들에 대한 불공정 계약관행 개선과 산재보험 제도 개선 등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오늘 새벽 3~4시께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40대 후반 택배노동자 김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입사 과정에서 택배 업무를 수행할 지역에 대한 권리금 약 300만원과 보증금 형식으로 지점에 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월수입은 200여만원에 불과해 생활을 이어나가기 어려워지자 회사 측에 퇴사의사를 전달했고, 지점관리자들은 오히려 김씨의 일방적인 계약종료로 인한 손해를 주장하는 등 압박했다. 결국 김씨는 이 같은 압박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연이어 사망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산재 보험 적용제외 신청제도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산재 적용제외 신청은 본인 의사보다 사실상 사업주의 종용과 강압에 의해 이뤄져 산재보험 포기 각서로 불린다”고 지적했다.

택배기사는 업무 중 과로사로 인정되더라도 '산재보험' 여부를 알 수 없다. 일부 택배기사는 사업주 압력 등으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해 과로사 판정을 받아도 보상을 못 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근 사망한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대필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양이원영 의원은 “같은 날 제출된 자필 신청서를 보면 필적이 같은 신청서가 있다”며 “9장의 신청서 중 3명이 각 2장씩 총 6장의 필적이 같아 상식적으로 대리 작성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2일 사망한 한진택배 소속 30대 노동자의 경우 과도한 업무 배정으로 인한 과로가 원인이 됐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일 오전 7시께 출근해 다음날 새벽 4시 30분까지 일하며 택배 물량 420개를 소화했다. 하루 전인 6일에는 201개를 배송했다. 추석연휴 전주인 지난달 22일에는 323개, 23일에는 301개, 24일에는 318개 등을 배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가족과 대책위 측은 김씨 사망에 대해 과거 병력이 없던 점을 들어 과로사라고 주장했으나 한진택배 측은 부검결과 협심증 소견을 예로 들며 지병에 의한 사망을 주장해 논란이 됐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회사에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대책위와 유가족이 말하는 물량보다는 적은 물량을 배송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사고 조사 과정에서 지병으로 사망한 걸로 전달받아서 그렇게 설명했으나 대책위와 유가족들의 요구 사항에 대해 내부적으로 다시 검토한 후 과로사인지 아닌지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택배업과 같은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며 “특고 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전수조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고 산재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사고나 질병을 당해 산재 승인을 신청하면 승인 비율이 근로자보다 낮은 현실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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