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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아버지 성년후견의견서 준비로 바쁜 연휴 보내는 한국타이어 남매

이범종 기자 2020-10-02 10:11:00

법원, 3남매에 연휴 끝나는 5일까지 의견 제출 요청

조양래, 삼성물산 승리이끈 김용상 변호사 등 선임

장남 조현식 참가인 신청 여부ㆍ차녀 조희원 입장 관심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왼쪽)과 조현식 한국테크로놀지그룹 부회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데일리동방]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집안이 부모 자식 간 공격·방어 전략을 짜며 연휴를 보내게 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표현지 판사는 지난달 11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차녀 조희원씨에게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 사건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기한은 추석 연휴 다음날인 10월 5일이다. 조현범 사장은 지난달 29일 법원에 의견조회 회보서를 제출했다.

조양래 '6월 판단력'에 좌우

앞서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 7월 조 회장이 동생 조현범 사장에게 회사 지분 전량(23.59%)를 양도하자 “아버지의 객관적 판단이 의심된다”며 법원에 성년후견 중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접수했다. 한정후견은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성인이 일부 후견인 도움을 받는 제도다. 이에 조 회장은 건강 이상설에 반박하며 차남 후계를 재확인했다.

지난 8월 25일에는 장남 조 부회장도 재판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다. 기존 그룹 지분율(19.32%)이 동생 조현범 사장(19.31%)과 비슷하던 그는 지분 상속 양도 이후 누나 조 이사장과 의견 교환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매 지분은 조 사장 42.9%, 조 부회장 19.32%, 조 이사장 0.83%, 차녀 조희원씨 10.82%다. 조 사장을 제외한 3남매 몫에 국민연금공단(6.24%) 지분을 합쳐도 37.21%에 불과하다.

다만 6월 주식 증여 당시 조 회장의 객관적 판단이 어려웠다는 결론이 날 경우 해당 증여는 무효가 될 수 있다. 법원은 지난달 25일 서울대병원에 문서제출명령정본을 보냈다. 법조계에선 이를 조 회장 정신감정 관련 문서로 추정한다.
 

[자료=한국테크놀로지그룹]

◆참가인 신청으로 적극 의견 가능성

조씨 남매가 재판에서 어느 정도 적극성을 보이는 지 알 수 있는 척도는 참가인 신청이다. 한정후견심판 사건은 사건을 접수한 청구인(조희경 이사장)과 사건 본인(조양래 회장)으로 나뉜다. 조 회장 자식인 나머지 남매는 사건 관계인으로, 법원이 물을 때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다. 사건에 관여할 수 있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

이 같은 이유로 조희경 이사장과 조양래 회장 측을 제외한 남매의 변호사 역시 법원에 법률대리인으로 등록되지 않았다. 조현식 부회장 측 변호인은 “(조 부회장이) 관계인으로 남을 지 아니면 의견서 제출 때 참가인 전환 신청을 할 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 남매가 5일 의견서 제출과 함께 참가인 자격을 요청할 경우 청구인과 마찬가지로 재판 기일을 통보받고 출석 의무도 진다. 변호인을 통해 의견서도 적극 제출할 수 있다. 앞서 고(故)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성년후견 사건은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넷째 동생 신정숙씨가 청구했다. 신동주 회장은 관계인으로 남았다. 반면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은 각각 참가인으로 관여했다.

아버지의 방어도 만만치 않다. 조양래 회장은 이달 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용상 변호사 등 세 명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성년후견사건과 기업지배구조 소송 등을 전문으로 한다. 그는 2015년 삼성물산 변호를 맡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다툼에서 삼성물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동생 재판 '불출석' 조희원에 쏠린 눈

그간 자기 의견을 밝히지 않은 차녀 조희원씨 입장도 5일 기점으로 분명해진다. 조씨는 조현식 부회장의 횡령 사건 증인으로 채택돼 증언 내용에 관심이 쏠렸다. 동생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다면 성년후견 사건과 관련한 해석이 난무할 수 있었다. 결국 조씨는 법원에 불출석이유서를 냈고, 법원 역시 재판을 뒤로 미뤘다.

조희원씨가 최근 조 회장과 조현범 사장에게 본인 명의 계좌 자금을 임의 사용했다며 출금 내역을 설명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조씨는 아직 다른 남매처럼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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