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침체를 맞고 있는 위스키 업체들이 집에서 직접 하이볼 등을 제조해 마시는 '홈바족'들을 겨냥한 주류를 속속 내놓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위스키의 인기가 줄어들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8월 와인 수입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한 반면 위스키 수입금액은 20% 이상 감소했다.
유흥주점 등에서 많이 팔리는 위스키 특성상 다른 주류에 비해 코로나19 타격이 비교적 컸다. 알코올 도수가 40도 이상인 특성상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며 가벼운 취기를 즐기는 '홈술족' 공략도 어려웠다.
이에 일반적인 위스키 도수의 공식인 40도를 깨고 도수가 낮은 술을 출시하는 등 위스키업계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1위 위스키 업체 디아지오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32.5도 위스키 '더블류19(W19)'와 '더블유허니(W허니)'를 2종을 출시했다.
위스키가 문턱을 낮추면서 와인이나 맥주 뿐만 아니라 칵테일 등을 직접 만들어 마시는 '홈바족'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9월 홈플러스 테킬라·보드카·위스키·진 등 칵테일 관련 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진·보드카와 믹스해 마시는 '토닉워터'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상반기 토닉워터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탄산수·얼음과 위스키를 조합해 마시는 하이볼 등이 주류 트렌드로 인기를 끌자 지난 5월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는 업소용으로 '골든블루 더블샷 하이볼'을 출시했다. 이어 지난 28일에는 홈술족들을 위한 '사피루스 하이볼 패키지'도 선보였다.
편의점 업계도 이러한 '홈바족' 열풍에 올라섰다. 이마트24는 지난달 위스키·칵테일 등 얼음을 넣은 주류를 만드는 홈술족들을 위해 지름이 7cm인 구(球)형태의 얼음으로 천천히 녹는 '이프레소 볼아이스컵'을 출시했다. 이밖에도 200ml의 소용량 글렌피딕 12년산 위스키와 하이볼 전용잔, 스티어러(막대)로 구성한 '글렌피딕 하이볼 패키지'를 선보였다.
CU도 지난 6월 보드카·위스키 등을 포함한 양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증가하자 파우치 칵테일 2종을 선보였다. 홈바족을 겨냥해 비전문가도 칵테일을 제조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홈술족은 간단하게 술을 즐기는 반면 홈바족은 음주를 하나의 취미로 즐겨 찾는 술의 종류도 훨씬 다양하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찾는 고객을 위해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스키 업계는 1인 가구 등의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용량이 낮은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 7월 '카발란 디스틸러리 셀렉트'를 200ml의 소용량 싱글몰트 위스키로 선보였다.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는 "가격대와 상관 없이 모든 연령대가 위스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출시한 제품"이라면서 "소용량 위스키가 많아지면 '홈술'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위스키 소비 지형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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