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 시작된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남궁훈 대표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추가적인 M&A를 활성화하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게 됐다"며 "국내 게임 개발사들을 추가로 인수해 개발 역량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공모자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IPO로 1600만주를 공모한다. 모집 총액은 3200억원이다. 공모주식 배정 비율은 일반공모 90.49%, 우리사주조합이 9.51%다. 청약기간은 9월 1~2일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8년에도 IPO를 추진했다가 회계감리 지연 등으로 포기했다. 현재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등 영향으로 시장 상황이 여의지 않지만 IPO를 강행했다. 하지만 남궁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를 재도전 발판으로 봤다.
남궁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게임시장의 변화를 생각했다”며 “전 세계 게임시장에서 개발이 미뤄지거나 중단된 사례가 많다. 어찌보면 불행한 상황이지만, 국내 게임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가는 주당 2만~2만4000원이다. 하반기 IPO시장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고, 장외거래시장에서 약 6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 등을 감안하면 공모가가 저렴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김기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주에게 우리 스스로 신뢰를 줄 수 있는 수준에서 주관사와 논의해 결정했다”며 "이후 투자자가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약 경쟁률 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탄탄한 펀더멘탈과 좋은 신작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핵심 역량으로 △플랫폼 경쟁력 △퍼블리셔 경쟁력 △개발 경쟁력 △비전을 내세웠다. 우선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인구 87%가 매일 쓰는 카카오톡 기반으로 ‘맞춤형 모객’이 가능하다. 카카오톡은 사용자 맞춤형 광고 비즈보드를 활용한다. 약 2600만명이 사용하는 PC 플랫폼 다음 게임도 운영한다. 전국 PC방 네트워크와 북미, 유럽, 일본과 동남아 현지 자회사를 통한 마케팅 기반도 있다.
전 세계 흥행작인 ‘배틀그라운드’ 유통과 지난해 모바일게임 ‘달빛조각사’로 퍼블리셔 역량도 키웠다. 배틀그라운드는 36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 달빛조각사는 구글 매출 2위 기록을 갖고 있다.
개발 역량도 끌어올리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2월 달빛조각사 제작사 엑스엘게임즈 지분 52.97%를 1180억9218만4000원에 취득했다. 엑스엘게임즈는 ‘바람의나라’와 ‘리니지’ 개발자로 유명한 송재경 대표가 2003년 세웠다. 400명 규모인 엑스엘게임즈는 현재 PC와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모바일과 PC 온라인 신작 10여종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최고 기대작은 PC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엘리온’이다.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유통한다. 대규모 전투와 공중전으로 재미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공동체’를 기반으로 자체 IP(지적재산권) 활용작 확대와 적극적 인수로 투자·유통·개발 모두 성공한다는 각오다. 자체 IP의 경우 카카오페이지와 인터렉티브(상호작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남궁 대표는 자체 개발력 강화 계획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눴다. 첫째는 엑스엘게임즈 사례처럼 기존 게임사를 인수해 개발하는 형태다. 둘째는 투자와 퍼블리싱을 병행한 작품이 성공하면 해당 게임사를 편입시키는 방법이다. 남궁 대표는 “처음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시작할 때는 자체 개발작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성공하면 (카카오게임즈에) 편입되니까 결과론적으로는 자체 개발작이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톡에서 파생된 각종 서비스와의 접점 확보로 ‘일상의 게임화’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 모빌리티와 조인트 벤처 형태로 세운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다. 이 회사는 위치 기반 기술을 접목한 신규 모바일게임 ‘아키에이지 워크(가칭)’을 개발하고 있다. 위치 기반 경쟁과 보상, 성취감을 녹인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남궁 대표는 남은 게임 인생을 카카오게임즈에 바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임기에 대한 질문에 “카카오게임즈를 게임 산업 내에서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카카오게임즈 임기가 끝나면 은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허락할 때까지 최선을 다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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