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 증권계정 중 우발채무는 총 8조4000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212.2%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8대 대형증권사의 자본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평균 89.2%로, 200% 수준을 보인 메리츠증권은 매우 높은 수치다. 타사와 비교해도 메리츠증권의 우발채무는 높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5조1675억원, 4조4016억원이며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4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가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우발채무 6조8000억원 중 해외와 상업, 지방부동산 합산비중이 60%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신성 자산에서도 부동산 익스포져는 과도한 수준이다. 실제 메리츠증권의 국내외 부동산대출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전체 대출금의 50% 이상, 자기자본 대비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이 사업기반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위험자산의 선호도가 낮아졌다”며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와 부동산 관련 자산감축 등으로 향후 주요 사업부문인 부동산 금융 관련 IB 및 금융부문의 사업기반 약화와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2020년 3월 말 요주의이하여신 규모는 4810억원,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10.3%로 건전성 지표가 저하됐다. 요주의이하여신 대부분은 부동산을 담보를 확보하고 있어 담보를 처분하면 최종 손실 규모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분양률 미진 등으로 부실여신이 과거 대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추가 유상증자 등 지속적인 자본확충으로 자산건전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을 합병했고, 2015년 8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2017년 4월에는 메리츠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그해 6월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본규모를 3조원까지 늘렸다. 올해 6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실제 6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1389%로 전분기 말 대비 485%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평가사에서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구NCR도 188%로 전분기 대비 37%포인트 올랐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이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마련해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를 감축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비율을 줄여나가는 등 위험수준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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