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아파트를 취득하는 외국인에게 중과세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투기성 매입이 계속 늘고 있지만, 이를 마땅히 규제할 법이 없어 내국인들과의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5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최근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외국인이 국내 주택을 매수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6개월 동안 실거주하지 않으면 취득세를 20% 중과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거래 금액에 따라 취득세를 차등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매수자의 국적이나 실거주 여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내국인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각종 금융 규제를 받고 있으나, 외국인에 대해서는 이런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그동안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 의원은 외국인의 투기 목적형 국내 부동산 취득을 막기 위해 실거주하지 않을 경우 취득세뿐 아니라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중과하는 법안도 추가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택시장이 급등 조짐을 보이자 외국인의 투자 수요가 국내로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선진국은 거래 금지, 허가제, 취득세 중과 등을 규정해 주택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는 점을 참고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는 최근 들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외국인의 건축물(단독·다세대·아파트·상업용 오피스텔 포함) 거래는 2천90건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시 418건, 경기도 1천32건 등 시장 과열이 심각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5월에 외국인이 국내 아파트를 취득한 건수는 3천51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9%(746건) 늘었다. 거래 금액도 1조2천539억원으로 전년보다 49.1%(4천132억원) 증가했다.
취득 지역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대부분이었다.
두 채 이상의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 다주택자'가 1천36명이나 됐고, 전체 아파트의 3분의 1은 외국인 소유주가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세청은 "실거주하지 않는 국내 아파트를 여러 채 취득해 보유한 것은 투기성 수요라 의심된다"며 지난 3일 외국인 다주택자 42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높은 소득이나 별다른 재산 없이 수도권·충청 지역에서 아파트만 40여 채를 사들인 40대 미국인과 유학 목적으로 입국한 뒤 아파트 구매에 나선 30대 중국인이 국세청에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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