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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사모펀드 전수조사가 능사?…업계 "규제 수위부터 높여라"

신병근 기자 2020-06-29 15:29:04

옵티머스 사태, 금융당국 관리·감독 책임론 부상

"금융위원장발 전수조사 비현실적…위험군 선별"

솜방망이 처벌 우려에 "원아웃제 도입 검토해야"

은성수(사진) 금융위원장이 최근 유관기관과 사모펀드 합동 전수조사를 벌일 방침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지자 업계는 물리적 한계 등을 지적하며 위험군 선별 등의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금융당국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라 터진 사모펀드 문제 해법으로 '전수조사' 카드를 들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부족한 검사 인력을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보완한다는 당국의 구상에 대해 물리적 한계를 지적하며 전수조사 시행에 앞서 금융사기 전반에 관한 징계 수위부터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라임' 사태, 최근 들어 논란이 불거진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사태에 이르기까지 사모펀드를 둘러싼 각종 사기 사건이 줄지어 발생하자 금융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수위도 비난 대상에 오르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사기 적발 시 동종업계 재취업을 차단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달 초부터 물의를 빚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는 29일 현재 환매중단 금액만 1000억원대에 달하고, 그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검사를 열흘 째 벌이고 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금감원과 합동 전수조사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내 230여개 전문사모운용사가 운용하는 1만여개 사모펀드가 조사 대상이다. 옵티머스 사태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느슨한 규제 하에서는 펀드 운용의 관리 주체인 운용사, 판매사,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 등 이해관계 대상자 사이의 서류 조작이 충분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국은 이같은 관계대상자 간 연결고리의 틈을 없애자는 취지로 전수조사를 기획했으나 업계는 석연치 않은 반응이다. 전수조사에 투입될 인력과 시간, 비용 등이 예상을 초과해 비효율적이고 성과가 나올 때까지 걸리는 기간 동안 또 다른 변종 사기들이 또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문가들은 우선 조사범위를 좁혀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운용사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상원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모펀드 중에서도 성격이 비슷한 집단을 추려 그 중에서 위험군을 식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문제인데, 금융 환경이 좋지 않을 때 통상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코로나19가 터지고서 유동성 공급에 따라 금융 환경이 좋아 보일 뿐, 실물 대비 금융시장이 좋다고만 볼 수 없다"며 "운용사와 판매사 간 인센티브 불일치 문제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에 대한 제재와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따른다. 향후 디지털 지능범죄가 늘어날 가능성 때문인데 특히 업계는 모럴 해저드 관련 처벌 강화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돈으로 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에서 불법을 저지르고도 죄의식을 못 느끼는 부류는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전수조사는 여건상 어려워 보이는데 당국의 주기적인 점검과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기꾼들이 더 이상 금융권에 발을 딛지 못하도록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의 '폰지 사기'건의 피의자가 180년형을 받은 것을 참고해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형 금융사기 방지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선별적 조사와 함께 금융당국의 감독부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연달아 발생하는 사모펀드 사태는 투자자산에 대한 소홀한 관리감독이 빚어낸 참극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는 오히려 당국이 사기를 용인해 준 꼴"이라며 "전수조사만이 능사가 아니라 무분별하게 완화된 규제부터 뜯어 고치고 최소 투자금액 기준을 높이는 등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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