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날 7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현재 한화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다. 만기구조는 전액 3년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0.30~+0.70%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국면에서 얼어붙었던 회사채시장은 이제 막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채권안정펀드를 비롯해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정부 지원책이 자본시장에 안정감을 불어넣으면서다. 이달 들어 신용등급 A급 회사채인 현대케피코·하이트진로 등에 이어 BBB급인 한양까지 모집액을 웃도는 투자수요를 확보한 바 있다.
올 초 한 차례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한화도 5개월여 사이 온도차가 생긴 회사채시장에서 투자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올초 대비 모집액도 10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낮췄고 희망금리밴드도 개별민평금리 대비 -0.15~0.15%포인트로 제시한 올초와 달리 이번엔 높였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투자자 관심을 끌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주력사업인 화약/방산사업이 코로나19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업종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화약방산 부문은 산업 특성 및 국방계획에 따른 수주물량의 안정적 유지 가능성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무역과 기계 부문은 교역량 감소, 설비투자 축소에 따른 수요감소 등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화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방산 30.5% △화약 8.0% △무역 42.8% △기계 14.8% 등으로 구성됐다.
한화 재무안정성 전망은 향후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부담요인이다. 나신평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약 6개월 간의 매출감소 상황을 가정할 때 2020~2021년 매출규모는 전년 대비 약 10% 내외, 1년 이상 지속될 경우엔 20%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사업안정성 및 영업실적 저하 전망 등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사태는 향후 한화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가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늘린 차입금으로 인해 총차입금/EBITDA 배수는 8.3배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며 "현금흐름 감소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총차입금/EBITDA 배수는 10배 내외 수준으로 재무안정성이 빠르게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이 한화에 대해 등급하향 검토요인으로 제시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총차입금/EBITDA 8.0배 초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등급 하방압력이 커진 셈이다.
한편 한화는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자금조달 규모를 700억원에서 1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잔액은 75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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