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는 통관 업무시간을 대폭 줄인 인공지능(AI) 사내 벤처를 분사해 투자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분사한 ‘헴프킹(Hempking)’은 RPA(로봇업무자동화)·AI 통관 분야 전문기업이다. 회사가 쓰는 RPA·AI 수입 통관 자동화 기술은 해외에서 들어오는컨테이너 1개 물량 기준으로 통관 처리 시간을 5시간에서 5분으로 줄인다.
현재 헴프킹은 국내 최대 관세법인 ‘세인’과 통관 자동화 사업을 하고 있다. 세인의 2000여 기업고객에게 전달되는 물품 통관 업무에 국내 최초로 RPA와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헴프킹은 세계 각지에서 접수되는 인보이스(송장, 거래물품명세서)를 OCR(광학문자판독)로 읽는다. ‘AI 이미지 인식 기술’로 문서상 물품번호·도착일·보험료 등 필요 없는 항목은 빼고, 품목·수량·단가·금액 등 관세 시스템에 입력하는 필수 정보만 추출한다.
이 정보는 RPA가 관세 시스템에 입력한다. 통관용 RPA는 헴프킹이 자체 개발했다.
관세 비용은 이렇게 입력된 정보로 산정된다. 헴프킹은 여기에도 AI를 도입해 데이터 분석과 비용 산정까지 자동화할 계획이다. 통관 물품 종류별 관세율을학습한 AI가 “1번 컨테이너의 신발 1만 켤레 관세비용은 100만원 입니다”라고 계산하는 식이다.
현재 세인의 통관 업무는 30% 자동화 됐다. 헴프킹은 관세 비용 산정과 최종 작업인 관세청 신고까지 RPA·AI로 만든다는 목표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을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통관 자동화는 단순 반복이 강해 인력 수급이 어려운 업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존 통관 업무 직원들은 고객관리와 컨설팅 등 중요 업무에 집중하거나 인원이 부족한 타 부서로 재배치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헴프킹은 이번 사업을 필두로 국내에 등록된 관세법인 1000여곳으로 통관 자동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헴프킹은 2018년 말 LG CNS 사내벤처 대회 ‘아이디어 몬스터’로 선발됐다. LG CNS는 입사동기이자 1983년생 동갑내기 2명이 세운 회사가 의미 있는성과를 냈다고 판단해 분사를 결정했다.
김승현 헴프킹 대표와 양자성 CTO는 LG CNS에서 AI 개발자로 일하다 RPA에 도전해 회사를 세웠다. 이들은 설립 3개월 만에 RPA 솔루션 개발에 성공하고, 6개월 만에 관세법인과 사업화에 나섰다.
LG CNS는 헴프킹에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왔다. 외부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 하기 위해 사내 개발자 지원과
독립적 의사결정 권한 부여, 사무공간 제공 등 약 9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는 분사 후에도 계속된다. LG CNS는 약 5억원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 헴프킹은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스타트업 입주 공간에 새 둥지를 튼다.
사업화에 성공한 관세법인 통관 자동화 프로젝트는 헴프킹이 주도한다. 통관 이외 RPA 사업을 추진할 때 LG CNS와 공동 진행하는 조건도 마련한다.
헴프킹 탄생 배경인 아이디어 몬스터는 2016년 사내벤처 선발 제도로 시작됐다. 연 2회 정기 공모전과 수시 아이디어 접수로 선발한다. 현재까지 150개 팀이 참여했다. 해가 지날수록 신청팀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LG CNS 측은 설명했다.
LG CNS CTO 김홍근 전무는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하고, 애자일(Agile)한 조직문화를 확산할 것”이라며 “사내벤처 구성원이 아이템 기획부터 개발과 사업화까지 직접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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