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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훨훨' 비결은…유럽시장 선제 공략

백승룡 기자 2020-03-03 15:32:41

LG화학 등 국내 3社, 폴란드ㆍ헝가리 등 현지 공장 잇단 설립ㆍ가동

EU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강화ㆍ전기자 수요 급증 등에 적극 대응

美 데슬라 집중 日 파나소닉, 獨 진출 CATL 제외 中 업체와 대조

[각사 CI 취합]

[데일리동방]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LG화학이 지난 1월 판매된 전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을 작년 동기보다 2배 늘려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중국 CATL을 제친데 이어 1위인 일본 파나소닉을 바짝 뒤쫒고 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다른 업체도 일제히 순위 상승을 통해 모두 10위권에 진입하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강화로 내연기관차가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친환경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유럽시장에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적극 대응한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한국 전기차차 배터리 업체들이 일찌감치 폴란드·헝가리 등 유럽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가동하면서 변화하는 유럽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LG화학은 밀려드는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맞추기 위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가동하는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브로츠와프공장 인근에 있는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의 가전제품 조립공장을 3140만달러(약 375억원)에 매입해 배터리 생산시설로 개조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한국업체들의 이런 전략은 미국의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러에 집중해온 파나소닉, 독일에 공장을 가진 CATL 외 변변한 유럽 진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중국업체들과 대조적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시장이 최근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이산화탄소 배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유럽 내 자동차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시장 선점에 나섰던 국내 배터리 3사도 유럽지역 전기차 성장에 힘입어 배터리 점유율을 큰폭으로 늘려가고 있다.

유럽의 올해 1월 전기차 판매량은 7만4663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무려 123.3% 증가했다. 올해부터 유럽 내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이 1km당 130g에서 95g으로 강화되면서 친환경차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완성차업체는 차량 당 95유로의 벌금을 물게 돼 강력한 규제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LG화학은 폭스바겐을 비롯해 아우디, 르노, 볼보, 재규어, 포르셰 등 유럽 완성차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르노 '조에(ZOE)'는 유럽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SDI는 BMW,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와 공급계약을 맺은 상태다.

전날 SNE리서치에서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에서 국내 업체들이 약진한 배경에도 유럽 전기차 판매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에서 국내 3사의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업체별로는 LG화학이 22.9%(2위), 삼성SDI가 5.1%(4위), SK이노베이션이 2.8%(7위)로 집계됐다.

특히 LG화학은 출하량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137.4% 증가, 앞서 중국이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살포하면서 빼앗겼던 2위 자리를 2년 반 만에 되찾았다. SK이노베이션도 1년 사이 배터리 출하량이 110.7% 늘어나며 점유율 순위도 5계단 올라섰다.
 

[자료=SNE리서치]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시장이 위축되면서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부진했던 영향도 있다"면서도 "유럽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유럽 완성차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는 한편, 폴란드·헝가리 등 현지에 공장을 세워 공급망을 갖춰왔다. LG화학은 일찍이 유럽시장에 진출, 지난 2018년 초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시켜왔다. 삼성SDI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헝가리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SK이노베이션도 성능 테스트 등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나선다.

반면 일본 파나소닉은 미국 테슬라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로, 유럽 진출 계획이 아직 없다. 중국 업체들도 CATL 외에는 유럽에 진출한 기업이 없다. CATL의 독일 공장은 내년 하반기 무렵이 되어서야 완공될 예정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전기차 판매 비중의 약 50%를 차지하는 중국 전기차 판매 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유럽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의 판매부진과 유럽의 판매호조는 유럽 판매비중이 높은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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