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최근 투자자 3명을 대리해 라임,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관계자 6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우선 투자자들은 환매 중단 사유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공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라임이 2018년 11월 무역금융 펀드인 '플루토 TF-1'에 대한 환매 중단 사실을 인지했지만 공표는커녕 새로운 형태의 시리즈 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는 거다.
이들은 또 라임이 무역금융 펀드를 포함한 모(母)펀드의 수익률 또는 기준가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투자 대상, 수익률 등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고 추정했다.
이와 함께 사기 성격의 부정 거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투자자들은 "(라임이) 아무런 사전 통지 없이 무역금융 펀드의 수익증권을 매각한 것도 악화된 운용 상황을 숨기고 수익률과 기준가를 조작하기 위한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한금투와 관련해서는 라임과의 공모 가능성을 지적했다. 라임과 신한금투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후 신한금투 명의로 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해왔다는 점을 들어 양측의 공모가 이뤄졌을 거라 예상하는 것이다.
또 다른 판매처인 우리은행과 관련해선 무역금융 펀드의 부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제기됐다. 한누리는 펀드 계약 취소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광화 역시 피해자 진술을 바탕으로 고소를 준비중이라 라임 사태의 여파를 종잡을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알려진 환매가 연기된 자(子)펀드 개수는 157개, 금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라임은 지난해 10월 '테티스 2호', '플루토 FI D-1호', '플루토 TF-1호' 등 3개 모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의 상환·환매를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낙하산 반대"를 주장하는 노조의 반발로 출근을 저지 당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주목을 끌었다. 노사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발생할 피해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3일 임명된 후 윤 행장은 노조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임시로 마련된 인근 한국금융연수원 사무실을 찾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윤 행장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청와대와 민주당을 비난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 근절'을 포함한 민주당과의 정책 협약이 파기됐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4월 총선에서 민주당 낙선운동까지 불사하겠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은행권은 냉소와 우려가 뒤섞인다. 우선 노조의 출근 저지와 철야 농성은 신임 행장이 거쳐야하는 통과의례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은행 본연의 업무에 제동이 걸려 그 피해가 결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상황이 노조와 사측의 대척점으로 번진다면 중소기업 지원전략은 물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비금융분야 지원의 중추적 역할을 맡는 기업은행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임 행장은 내부 주요현안과 부서별 업무 파악에 나서며 정상적으로 근무중"이라며 "노조와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