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한다.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투자자(FI)로 자금을 지원하면 전략적투자자(SI)인 현대산업개발이 경영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인수주체로 나설 수 없다. 이번 아시아나 항공의 거래 대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5%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와 경영권으로, 인수자금은 약 2조원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은 통매각을 고집하고 있다. 따라서 높은 인수금액 탓에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와 분리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렇지만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인수전에 참가해 초대형 IB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더불어 이번 예비입찰 참가자 애경그룹과 사모펀드인 KCGI에 비해 재무여력이 가장 우수한 현대산업개발과 손잡은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초대형 IB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다음 해 국내 5개 증권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다.
IB는 기업 투자에 중점을 두고 가계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증권 인수 등의 형태로 기업에 공급하는 은행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주요 은행과 기업들이 대거 인수·합병(M&A)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 IB 육성에 나서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2조8850억원의 인수금융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VIG파트너스 등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리파이낸싱을 주선, FI들의 자금줄 역할에 앞장섰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역시 금융당국의 IB 라이선스 취지가 무색하지 않게 적극 나서면서 IB 최강자의 자리를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비해 다른 IB들의 움직임은 없었다. 특히 항공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중요성이 크고 아시아나항공은 국적 대형항공사(FSC)다.
그렇지만 IB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들이 또다시 강 건너 불구경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국내 IB들에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최근에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위해 초대형 IB 진입을 위해 노력하는 증권사들의 움직임에도 같은 지적이 나온다.
벤처기업 등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한 제도지만 증권사의 손쉬운 자금조달과 규제회피, 투자여력 확대용으로 활용하는 탓이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당초 기대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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