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소비자보호] 갈수록 늘어나는 불법 투자자문 피해

[데일리동방] # 신모씨는 유사투자자문업자 A사의 주식투자정보서비스를 1년 간 이용하기로 하고 420만원을 할부 결제했다. 그러나 서비스는 엉망이었다. 참다 못한 신씨는 몇 달 후 A사에 계약해지와 환급을 요구했다.
 
그런데 A사는 정상가 2000만원을 기준으로 위약금 및 이용금액이 계산되기 때문에 환급할 금액이 없다면서 신씨의 요구를 거부했다. 결국 신씨는 420만원을 고스란히 날려버렸다. 

# 박모씨는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며 '월 수익률 15% 이상' '승률 95%' 등의 광고를 한 B사에 유료회원으로 가입했다. 박씨는 B사의 조언을 믿고 투자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결국 박씨는 큰 손실만 본 뒤 서비스 계약을 해지했다.

◆주식서비스 피해 1년간 4배 증가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여전히 난립하고 있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 설립 절차도 어렵지 않아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이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를 막진 못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유사투자자문업자는 2032개로, 전년(1596개) 대비 무려 27.31% 늘었다. 금융위원회에 미리 신고만하면 유사투자자문업을 할 수 있다.

인적·물적 요건을 갖추고 등록하는 투자자문업과 차이가 있지만, 설립 요건은 크게 완화됐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특히 제도권 금융사와 달리 금융감독원의 검사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이들의 조언을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원과 서울특별시 조사 결과,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주식투자정보서비스 관련 피해 상담 건수는 7625건이다. 전년(1855건)에 비해 4.1배나 증가한 규모다. 2013년 369건에 비하면 5년 사이 무려 19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피해 유형도 다양하다. △허위‧과장광고 △미등록 투자자문 및 일임 △무인가 투자매매 및 중개 △유사수신 △금전대여 중개 및 주선 등이 대표적이다.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당국도 불법 유사투자자문업 감시 

물론 금융당국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 상·하반기 각 1회씩 총 2회의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은 민원이 잦거나 오랫동안 점검을 받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자와 새로 설립된 유사투자자문업자 262개를 조사했다. 전체 유사투자자문업자의 12.9% 수준이다. 조사는 일제점검과 암행점검으로 이뤄졌다.

총 237개사가 일제점검을 받았다. 2017년부터 실시한 암행점검은 2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조사 대상 가운데 9.9% 해당하는 26개업자의 불법혐의를 적발하는 데 그쳤다.

전년 12.9%보다 3.0%포인트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행위가 줄어든 게 아니라 불법행위 수법이 교묘하게 진화하면서 단속이 어려워진 거라고 지적한다. 금감원 측도 “영업방식이 다양해져 점검만으로는 불법혐의를 적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내놨다. 금감원은 다음달부터 유사투자자문업 신고에 대한 심사를 강화되고, 편법·불건전 영업행위 신속 처리를 위한 유사투자자문업 신고서식 개정 및 직권말소 절차를 마련한다. 불법 업자를 신속히 퇴출하고, 심사 기준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금융소비자들도 조심 또 조심

물론 조금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감원이 내놓은 유사투자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방안이 실질적으로 금융소비자를 구제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천적인 방향에서 금융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심한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자투자자문업자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금융소비자 스스로도 신중해야 한다.  

조수연 공정한 금융투자연구소 소장은 “금융소비자 스스로 교육을 통해 피해를 입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업체가 제시하는 터무니없는 수익률에 현혹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금융당국도 주의 할 점을 안내했다.

△높은 투자수익률 제시에 충동적으로 계약하지 말 것 △중도해지 환급기준 등 계약서 내용을 반드시 확인할 것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하면 즉시 해지 요청하고 녹취 등 증빙자료를 남겨 분쟁에 대비할 것 △폐업 등 서비스 불이행에 대비해 가급적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할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