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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대기업집단 SWOT 19] 현대백화점그룹, 공격적인 M&A로 신성장동력 발굴

견다희 기자 2019-06-18 19:02:38

범 현대가와 시너지 지속...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해야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데일리동방] 현대백화점그룹의 3대 핵심사업은 유통(백화점·홈쇼핑·아울렛·면세점), 패션(한섬·현대·한섬글로벌), 리빙·인테리어(현대L&C·리바트)다. 특히 유통망에서는 백화점과 아울렛 등에서 강점을 지녔다.

유통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현대백화점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범 현대가와의 시너지 효과로 딜(deal) 성공시 그 효과도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면세사업 부문 부진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풀어야 할 숙제다.

◆ 약점 : 핵심사업 부문 누적 적자 부담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지난해 야심차게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반년 만에 56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면서 그룹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측은 외형확대를 위한 계획된 적자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를 총 6개 발급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백화점의 특허 획득 여부가 현대백화점그룹 성장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시내 면세점인 ‘무역센터점’을 오픈하면서 면세사업 포문을 열었다. 2019년 6700억원, 2020년 1조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송객수수료를 매출의 40%까지 올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이 면세시장에서 최대의 큰손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대백화점 면세부문은 개점 이후 6개월 동안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면세부분 매출은 2019년 1분기 잠정실적 기준 ▲2018년 12월 17.0% ▲2019년 1월 19.1% ▲2019년 2월 10.8% ▲2019년 3월 18.4% 각각 전월 대비 꾸준히 늘어났다.

높은 성장률이 지속되고 있지만 높은 송객수수료 등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누적 적자가 커지면서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15년과 2016년 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로 발급하면서 시내 면세점 수가 6개에서 13개로 2배 이상 증가해 출현경쟁이 벌어진 탓이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유한 면세점 특허는 단 1개다. 시내의 단일 면세점만으로는 면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신규 특허 취득이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 매장 추가로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며 “기존 매출와 반으로 나눠져 오히려 적자만 키울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강점 : 범 현대家 ‘시너지’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업계에서 조용한 강자로 불린다.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등 유통 빅3 중 가장 정적인 기업으로 본업에만 충실하면서 곳간을 불려왔다. 최근에는 차곡차곡 쌓아온 현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M&A전략을 펼쳐 계열사 간 시너지와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상장계열사는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이 8.6%를 기록하며 유통 3사(상장계열사 24곳)를 압도했다. 롯데그룹은 6.1%, 신세계그룹은 3.8%를 기록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유통 3사의 상장계열사 24곳 중 상위 5위 안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3곳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상장사로는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현대리바트, 한섬, 현대홈쇼핑, 에버다임, 현대에이치씨엔 등 7곳이 있다. 그 중 현대백화점(19.1%), 현대에이치씨엔(16.1%), 현대홈쇼핑(11.0%) 3곳이 5위 안에 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현대홈쇼핑을 통해 한화L&C(현 현대L&C)를 인수했다. 한화L&C는 국내 대표 건축자재 전문업체로 LG하우시스, KCC와 함께 빅3로 불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화L&C 인수 후 현대리바트와 함께 홈리빙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산업기계·특장차 전문기업인 에버다임도 지난해 전진중공업 인수를 추진했었다. 국내 특장차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전진중공업 인수로 업계 1위를 노린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밖에도 패션기업 한섬(2011년), 가구업체 리바트(2012년), 중장비업체 에버다임(2015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2016년), 딜라이브 서초권역(2018년)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노린 M&A 전략을 펼쳤다.

이에 대해 시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전략을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만이 아닌 범현대가의 지원으로 확대해 풀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한화L&C를 인수로 범현대가 계열사의 건설사들과의 거래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현대산업개발, KCC그룹, 현대차그룹(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그룹 등 현대백화점그룹의 홈리빙 제품과 건축자재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범현대가의 지원을 고려한 현대백화점그룹의 M&A전략은 사업다각화를 위한 신사업 진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기회 : 정지선·정교선 형제 ‘책임경영’ 강화, '주주 리스크'↓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지난 3월 현대백화점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형제경영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경우 현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그룹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형인 정지선 회장이 총괄 경영권을 쥐고 유통부문을, 아우인 정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을 중심으로 비유통부문을 각각 맡아왔다.

이에 ‘유통-비유통’ 계열분리 경영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컸다. 그러나 이번 정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계열분리 이슈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현대백화점을 간접지배해왔다. 정 부회장을 이사회에 참여키로 한 것도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란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진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했다. 정 부회장은 그 과정에서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지배력을 15.3%에서 23.0%로 높였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홈쇼핑(25.01%), 현대리바트(39.9%), 에버다임(45.2%)를 확보한 최대주주이면서 현대렌탈케어와 현대L&C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정 부회장의 백화점 경영 참여로 향후 식품, 가구 등 계열사와 백화점 사업 간의 사업 시너지 모색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정 부회장의 경영참여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책임경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만 행사하는 것이 아닌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도 함께 갖게 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너리스크로 골머리를 앓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책임경영이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소재를 지지 않기 위해 잇달아 대표 및 등기이사 직에서 물러나고 있는 다수의 오너들과 다른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 위협 : 풀어야할 숙제 ‘일감몰아주기 논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규제 강화의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 대기업 총수 일가의 지분율 20% 이상인 비상장 계열사나 30% 이상인 상장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적용된다. 이 회사들이 내부거래로 연간 거래액 200억원을 넘어섰거나 최근 3년 매출의 평균 12% 이상을 냈다면 공정위가 총수 일가를 제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백화점그룹 오너일가는 급식회사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율을 37.7% 보유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논란 나오고 있다. 향후 논란을 어떤식으로 해소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그룹계열사 18곳으로부터 25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총매출액 1조5146억원 중 약 17%에 이른다.

계열사 중에서 현대백화점이 172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한무쇼핑(621억원)과 현대홈쇼핑(13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계열사에서는 최대 17억원어치의 일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역시 100% 수의계약으로 계열사에서 일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2627억원)와 비중(17.8%)이 2017년에 비해 줄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 회사 IT사업부(현 현대IT&E)를 물적분할한 영향이 컸다.

정교선 부회장도 최근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에도 5회에 걸쳐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1만3694주를 매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정몽근 명예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 일부를 매각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나머지 오너 일가가 보유지분을 매각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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