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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회경제연구소, 학현학파 요람으로 문재인 정부에 적극적으로 정책 조언하며 ‘싱크탱크’로 급부상

장빈 기자 2019-02-14 13:46:28

학현연구실 모체로 1993년 확대·개편돼 발족, 매년 심포지엄 개최

[사진=서울사회경제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학현학파가 급부상하면서 사단법인 서울사회경제연구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학현학파를 포함해 우리나라 진보 경제학자들의 요람으로서 현재 문재인 정부에 적극적으로 정책 조언을 하고 있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은 변형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다. 변 교수는 지난 1980년 5월 ‘지식인 134인 시국선언’을 주도해 신군부에 의해 해직된 후 1982년 서울 광화문에 개인 연구실인 학현연구실을 열었다.

변 교수는 그의 대화록 ‘냉철한 머리, 뜨거운 가슴을 앓다’에서 “우리 연구실(학현연구실)이 지향하는 방향은 ‘인간 중심의 경제학’이었습니다”라며 “주류경제학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빈곤하고 소외된 계층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가진 연구자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연구실 멤버들은 신고전파 주류경제학자로부터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까지 학문적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했지만 인간 중심의 경제학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변 교수는 해직 이전에는 계량경제학자였지만 해직 기간 정치경제학과 마르크스 경제학에도 관심을 쏟았다.

학현연구실은 1984년 9월 변 교수의 복직을 계기로 정식 연구 공간으로 출범했다. 학현연구실이 확대·개편돼 1993년 서울사회경제연구소가 발족했다.

◆“인간 중심 경제학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이들 많았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지금까지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냉철하고 정확하게 직시·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해 왔다.

‘노동법 개정’에 대해 정부·여당과 야권·노동계가 정면 충돌하고 있던 1997년 1월 28일 ‘한국의 노동조합과 노사관계’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고통을 받았던 1998년 2월 6일에는 ‘위기의 한국경제-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분배를 중시하는 학현학파의 요람답게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양극화 해결과 복지 증진에 관심을 기울이고 양극화 심화가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 관련 심포지엄을 연이어 개최했다.

2002년 2월 27일 ‘소득분재와 사회복지의 정책방향’, 2004년 2월 20일 ‘개혁주의 정부의 복지, 노동정책’, 2006년 2월 24일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정책방향-금융, 부동산, 노동시장’ 심포지엄을 각각 개최했다.

변형윤 이사장은 서울사회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본 연구소는 1993년 창립 이래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경제 구조의 확립 방안을 연구하고 통일 한국의 경제상을 정립하고 제시하며 변화하는 세계경제 질서 속에서 한국경제가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작업을 흔들림 없이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한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습니다”라며 “또한 연구소 회원을 중심으로 한 월례토론회를 통해 매월 두 편의 논문이 발표, 토론되어 왔고 이러한 토론결과는 현재까지 120여편의 서경연 워킹페이퍼 시리즈로 축적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심포지엄 및 워크숍 개최, 단행본ㆍ연구총서 및 자료집의 발간, 연구논문 발표 등의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와의 교류도 활발

최근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안·조언하며 문재인 정부의 싱크탱크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상범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소비와 투자의 선순환 모색’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소득주도성장의 추진을 위해 소비와 투자에 직결될 수 있는 소득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으며, 소득 및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는 등의 제반 정책이 소비와 투자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적 부 펀의 설립 및 활용에 대해 다각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는 근로소득 및 배당소득 등의 가계소득 증대와 함께, 불평등을 완화하면서 사회 전체의 유효수요를 꾸준히 유지·확대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사회적 부 펀드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물론이고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의 보완적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최근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 소득분배 개선 등 현재 소득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향후에는 이와 함께 미래 기대소득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민간 소비여건 개선이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투자의 동반 확대가 긴요하다”며 “특히 2000년대 이후 수출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투자는 오히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투자 증가세 확대를 위한 정책적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GDP 대비 민간 소비 비중은 1995년 60%에서 최근 40%대로 하락하였으며 투자 비중은 1995년 41%에서 2013년에는 30%까지 하락했다”며 “같은 기간 수출의 비중은 20%대에서 50%대 중후반으로 가파른 상승을 보인 점을 감안할 때 수출증가세의 큰 폭 확대가 투자의 동반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와 문재인 정부와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사회경제연구소 1월 월례토론회에서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김재신 경쟁정책국장은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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