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테츨라프와 라르스 포그트 그리고 이자벨 파우스트와 알렉산더 멜니코프처럼 각자 굳건한 솔리스트이면서도 뭉치면 놀라운 음악적 합(合)을 들려주는 바이올린-피아노 듀오가 있다.
러시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알리나 이브라기모바와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세드릭 티베르기엥이 2월21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듀오 공연을 갖는다.
솔로 연주자로 유망했던 이브라기모바와 티베르기엥이 처음 만난 건 2005년 영국 BBC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New Generation Artists)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들은 매년 전도유망한 젊은 연주자를 뽑아 2년간 다양한 무대를 제공하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의 2005년 연주자로 선정된 인연으로 듀오를 결성했다.
이후 지금까지 10년 이상 무르익은 앙상블을 들려주고 있는 이브라기모바-티베르기엥 듀오의 궁합은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음악 전곡,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이상 하이페리온),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위그모어홀 라이브) 등 최상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굵직한 녹음 및 연주 프로젝트로 증명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진행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은 4개의 CD로 발매하여 독일음반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고 “이상에 근접한 모차르트 듀오”라는 평을 받으며 평단과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탄탄한 기본기와 시대악기 연주법까지 탐구하는 호기심, 나이답지 않은 깊은 예술성까지 장착한 이브라기모바는 2002년 런던 심포니 음악 장학생, BBC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New Generation Artists)’에 선정되면서 솔리스트의 발판을 마련했다.
영국 하이페리온(Hyperion) 레이블에서 바로크에서 현대에 이르는 레퍼토리를 녹음하고 존 엘리엇 가디너, 파보 예르비 등 우리 시대 정상급 지휘자들과 협연하면서 30대 바이올리니스트 대열의 선두주자의 한 명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파리 음악원에서 공부한 피아니스트 세드릭 티베르기엥은 1998년 롱 티보 콩쿠르에서 우승을 포함, 관객상 등 5개의 특별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솔로 커리어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티베르기엥 역시 고전주의부터 현대에 이르는 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고 있으며, 음악뿐 아니라 현대 무용과 연극 등 타 장르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 2012년엔 대만의 안무가(Chou Shu-yi)와 함께 무용작품을 창작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러시아에서부터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에 음악에 대한 진실성을 바탕으로 분명한 자기주장을 지닌 이브라기모바와 음악을 넘어 무용과 연극 등 다양한 장르와 협업하는 자유분방함을 지닌 티베르기엥.
음반으로만 익숙한 이 듀오가 처음으로 함께 국내 팬들에게 들려줄 음악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이다. 낭만주의 실내악 명곡의 하나로 손꼽히는 브람스의 이 곡에서 바이올린-피아노 듀오의 탁월한 호흡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브라기모바-티베르기엥 듀오는 2018년에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이 곡을 연주하여 최고의 경지라는 찬사를 이미 받았고, 같은 해 가을에 동곡의 녹음을 마쳐 출반을 앞둔 상태에서 국내 팬들 앞에 서게 됐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