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3만원 미만이 대세… 통조림과 견과류가 설 선물 1위 된 이유

한석진 기자 2026-02-17 14:35:50
고물가에 '핸드캐리' 수요 급증 유통업계 물량 최대 50% 확대
이마트는 오는 17일까지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핸드캐리' 선물 세트와 설 성수품을 중심으로 할인 판매한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설 선물 세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설 선물의 얼굴이 달라졌다. 10만원대 한우 대신 3만원 안팎 통조림과 견과류가 매대 전면에 섰다.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는 가격표를 먼저 보고 유통업체는 무게를 줄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에는 매장에서 바로 사서 들고 갈 수 있는 이른바 핸드캐리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배송을 기다릴 필요 없이 귀성길에 직접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막판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 명절 당일까지 판매가 이어지면서 매출은 직전에 몰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핸드캐리 상품은 명절 전주부터 당일까지 판매량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마트에서도 지난해 설 연휴 기간 2.5kg 미만 소용량 과일 세트 매출의 80% 이상이 명절 직전 5일에 집중됐다. 롯데마트 역시 3만원 미만 선물세트 판매량이 설 직전 일주일 동안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상품 구성도 단순하다. 스팸과 참치 같은 통조림 세트 식용유와 조미료 묶음이 대표적이다.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무게가 가볍다. 가격은 1만원대에서 3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오랫동안 명절 매대를 지켜왔지만 올해는 중심으로 올라섰다.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견과류다. 롯데마트에서는 매일견과 하루한줌 80봉과 데일리넛츠 하루한봉 80봉이 견과 세트 판매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 봉씩 나눠 담아 휴대가 편하고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 선택을 이끌었다.
 

유통업체들은 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이마트는 올해 설 선물세트 물량을 품목별로 지난해보다 최대 50% 확대했다. 조미료와 통조림으로만 구성한 단독 세트도 새로 내놨다. 신세계백화점은 핸드캐리 상품 수를 지난해보다 7배에서 8배까지 늘렸다. 강남점 1층에는 소포장 선물을 모은 이지픽업 팝업스토어를 처음 열었다. 롯데마트는 과일과 수산 신선 세트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확대했다.
 

효도용 상품도 등장했다. 이마트에서는 마사지건과 눈 마사지기 매출이 지난해 설보다 21.9% 늘었다. 올해 설이 밸런타인데이와 겹치면서 롯데백화점은 수제 초콜릿 등 디저트 선물세트를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귀성길에 바로 사서 들고 갈 수 있는 가볍고 실속 있는 선물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가격과 휴대성을 동시에 따지는 소비 심리가 설 선물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