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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OT 난제분석] 실적은 최고, 변수는 ELS…양종희號 KB금융의 '질적 전환' 시험대

지다혜 기자 2026-01-21 06:09:00
순이익·자본비율 업계 최고 수준…주주환원 기대도 확대 ELS·지배구조 변수 넘을 전략적 재정비 본격화
서울 영등포구 소재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KB금융]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리딩금융 수성에 다시 한번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간 조직 슬림화와 안정 경영에 방점을 찍어온 양종희 회장이 최근 인사와 경영 전략을 통해 조직 재정비에 나서며 성장 모멘텀을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 5조1200억원을 돌파하며 이미 전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견조한 이자이익과 비이자 부문의 회복, 계열사 전반의 수익성 개선이 맞물리면서 올해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순이익 6조원 달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적 측면에서는 '리딩금융' 타이틀을 공고히 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자본여력 역시 지난해 3분기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 13.8%를 기록하며 업계에서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환율 변동성 등 여러 변수에도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한 것이다. 업계에선 KB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비과세 배당도 유력하게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대규모 과징금 이슈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와 후속 조치에 따라 단기 실적 변동성과 평판 리스크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홍콩 ELS 판매 은행들에 총 2조원 규모 과징금을 사전 통보하면서 금융지주들은 이를 4분기 충당금으로 선제 반영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선 KB금융이 4분기에 약 5000억원의 비용을 인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ELS 과징금을 어느 선까지 반영하느냐에 따라 실적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도 변수로 지목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에 IT(정보기술)·보안·금융소비자 보호 전문가 사외이사를 1명 이상 포함하도록 의무화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사외이사 추천을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는 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 중 하나인 국민연금공단의 사외이사 추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주주의 통제 강화를 위해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사회에 투입돼야 한단 취지다. 지난해 9월 기준 KB금융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지분 8.28%를 보유하고 있다.

양 회장은 이러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조직과 전략의 '질적 전환'을 꾀하고 있다. 최근 인사에서는 급격한 세대교체보다는 검증된 리더십을 유지하되, 디지털·AI(인공지능) 경쟁력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분야에 힘을 실었다. 양 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그룹 조직을 확장하며 미래전략부문, WM(자산관리)·SME(중소기업)부문, CIB(기업투자금융)마켓부문 등 생산적 금융과 직결된 핵심 부서를 새롭게 강화했다.

특히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던 디지털 역량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고객 접점과 내부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비이자 수익 확대와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금융지주들이 도입 및 검토하고 있는 주주 추천 사외이사 제도는 2014년 업계 최초로 KB금융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주주 추천 후보를 외부 전문기관 추천 후보와 함께 자격 요건을 검증하고 후보군을 꾸려 관리하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종희 회장이 임기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안정 기조 위에 선택과 집중을 더하는 모습"이라며 "ELS 이슈 관리와 계열사 간 디지털 시너지 성과가 가시화된다면 KB금융의 리딩금융 지위는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