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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형 구형

한석진 기자 2026-01-14 07:55:03
헌정사상 두 번째… 30년 전 전두환 사형 구형과 같은 법정에서 결심 공판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이 열렸다. [사진=서울중앙지법제공].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다. 헌정 사상 전직 대통령에게 내란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것은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헌법 질서를 근본적으로 파괴한 내란의 우두머리”라며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2월 19일 오후 3시에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인사들에 대해서도 중형을 구형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을 각각 구형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는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박억수 특검보는 최종 변론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으로 규정하며 “윤 전 대통령은 권력을 장기적으로 독점하기 위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행위는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 반국가 활동”이라며 “사형 구형은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계엄 선포 과정에서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고,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혼란이 초래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검은 또 윤 전 대통령이 사건 이후 진지한 성찰이나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다수의 국민이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도 양형 사유로 제시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을 모의하고 주도한 우두머리로, 사형이나 무기징역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며 “사형은 형사사법이 범죄에 대해 사회적 의지를 표현하는 절차적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용군 전 제3야전군 헌병대장(대령)에게는 징역 15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에게는 징역 12년,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징역 10년이 각각 구형됐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인 김홍일 전 검사장은 “계엄 선포 외에 위헌·위법 행위는 실행은 물론 시도조차 없었다”며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사건을 재판으로 끌고 왔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도 약 90분간의 최후 진술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알리고 극복을 호소한 헌법상 긴급권 행사를 내란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며 “자유와 주권, 헌정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와 기소 과정을 “광란의 칼춤”에 비유하며 “이처럼 통제 없이 수사가 진행된 사례는 없었다”고 반발했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 역시 내란 혐의를 부인하며 적극적인 가담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오전 9시 30분에 시작돼 이튿날 오전 2시 25분까지 약 17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오후 8시 41분까지 윤 전 대통령 측의 서류 증거 조사가 진행됐고, 이후 특검 측 최종 변론과 구형, 피고인 측 최종 변론과 최후 진술이 차례로 이어졌다.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특검의 사형 구형이 언급되자 욕설과 폭소가 터져 나왔고, 윤 전 대통령의 최후 진술이 끝난 뒤에는 박수가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나 국가 비상사태가 아닌 상황에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봉쇄해 계엄 해제를 막으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정치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재판이 열린 417호 법정은 30년 전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내란 수괴 혐의로 사형을 구형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두 차례의 내란 재판이 같은 법정에서 열리면서, 헌정 질서와 권력의 책임을 둘러싼 역사적 장면이 다시 한 번 교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