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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한중교류] '비 온 뒤 무지개'...경제·인적 교류 확대 속 끈끈해지는 中∙韓 관계

张粲,姬新龙,陆睿,杨畅,孙一然,姚琪琳,李紫恒,ZHANG Yue 2025-12-26 12:25:09
지난 10월 17일 한국 경주에 위치한 '한·중 우호의 숲' 공원을 찾은 시민들. (사진/신화통신)

(서울=신화통신) 늦가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명 한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 활성화의 중요한 순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역사 도시 경주에서 열린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제체 지도자회의'에 참석한 후 양국 정상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심도 있는 소통과 교류를 하며 일련의 협력에 합의했다.

따라서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한 관계의 안정과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실무 협력에 강력한 동력을 주입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미래를 위한 견고한 토대

올해 중·한 고위급 소통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

시 주석의 국빈 방문 기간 한국 측은 최고 수준으로 환대했다. 문화유산이 풍부한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시 주석의 환영식이 열렸으며 전통 의상을 입은 의장대가 길을 따라 도열해 이 대통령과의 회담 장소까지 시 주석을 호위했다.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은 이사갈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라며 수교 33년 동안 두 나라가 사회 제도 및 이데올로기 차이를 넘어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상호 성취와 공동 번영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양국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는 지난 6월 시 주석이 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미 형성됐다. 시 주석은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나날이 깊어지는 중·한 관계가 양국 국민의 근본적인 이익에 부합하며 지역 및 세계 평화∙안정∙발전∙번영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촬영한 서울 경복궁의 가을 풍경. (사진/신화통신)

최근 수년간 양국 관계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관계자들은 두 정상의 전략적 지도 아래 올해 양국 관계가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황재호 한국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장은 정상 외교가 양자 관계에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양국이 제도적 차이를 넘어 상호 존중과 이익을 바탕으로 공동 발전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노재헌 주중 한국대사는 시 주석의 성공적인 국빈 방문이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지역 안정과 번영을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나날이 확대되는 협력

중국과 한국은 지리·문화·경제적으로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으며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달은 중·한 자유무역협정(FTA) 1단계 발효 10주년이 되는 달이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 1~11월 양국 교역 규모는 2천989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21년 연속 한국의 최대 교역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중국의 두 번째로 큰 교역국 자리를 회복했다.

시 주석은 이번 국빈 방문 기간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호리공영(互利共贏·상호이익과 윈윈) 원칙을 고수하고 중·한 FTA의 2단계 협상 추진을 가속화하며 인공지능(AI), 바이오제약, 녹색산업, 실버경제 등 신흥 분야의 협력 잠재력을 깊이 발굴하고 경제무역 협력의 질적 향상과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0월 29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青島)항에 정박해 있는 한국 인천행 화물선. (사진/신화통신)

최재덕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양국이 디지털·녹색 경제로의 전환 노력 분야에서 상당한 상호 보완적 강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충청남도에서는 중국광핵(CGN) 에너지 국제 홀딩스가 개발한 바이오매스 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양국의 녹색 에너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설비용량 109㎿(메가와트)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연간 약 7억6천400만㎾h(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약 31만t(톤)의 석탄 사용을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76만t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녹색 산업 분야에서 중·한 협력이 한층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양국 관계가 완화되는 가운데, 한국 언론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환경 아래 현지화가 성공의 핵심 요소로 널리 인식되면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시장으로 중국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도선 CJ그룹 중국본사 대표이사는 한·중 협력의 고도화가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지역 및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적 교류 심화

인적 교류는 중·한 관계 안정화의 또 다른 주요 성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이번 국빈 방문 기간 양측이 크로스보더 여행객의 이동을 더욱 원활히 하고 청년, 언론, 싱크탱크 및 지방 차원에서도 더 많은 교류를 장려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 1~10월 양국 간 인적 교류 규모는 665만 건을 넘어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교류 확대는 항공 및 관광 분야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 들어 중국 노선의 여객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주요 요인으로 한국 국민에 대한 중국의 무비자 정책을 꼽았다. 이에 따라 베이징과 상하이가 주말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한국 젊은이들의 중국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인 장수석 씨는 올해에만 중국을 20차례 이상 방문했다. 그는 무비자 정책이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조치라며 "사람들이 중국을 쉽게 방문할 수 있게 되면 많은 고정관념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7월 21일 상하이 위위안상청(豫園商城)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한푸(漢服)를 입고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에서부터 '판다 관광'에 이르기까지...인적 교류는 더욱 다채롭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취환(曲歡) 한중문화우호협회 회장은 올해 양국 관계를 '비 온 뒤의 무지개'에 비유하며 회복된 신뢰와 미래에 대한 공동의 기대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는 중국과 한국은 깊은 문화적 연대를 지닌 가까운 이웃이자 오랜 인적 교류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며 문화 교류가 앞으로도 중·한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뒷받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