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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계없는 OTT 시대…유현준 교수 "글로벌 플랫폼이 문화 소비 지형을 바꿔"

류청빛 기자 2025-12-23 17:19:18
'2025 넷플릭스 연말 기자 송년회'서 유현준 교수가 강의를 진행 기술 강국 이미지 이후 한국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2025 넷플릭스 연말 기자 송년회'에서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이코노믹데일리]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의 확산과 함께 국가 간 문화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또한 한국의 IT 기술 발전이 결합되며 문화적 동경을 증폭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23일 서울 성동구 앤더슨씨 성수에서 열린 '2025 넷플릭스 연말 기자 송년회'에서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경계없는 OTT 시대, 건축학적·도시학적 관점에서 OTT는 한국을 어떻게 바꿨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유현준 교수는 강연에서 "과거에는 우리나라 국민들끼리만 나눌 수 있었던 드라마를 이제는 전 세계인들하고 이야기할 때의 공통 분모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이 한국 콘텐츠를 국경 너머로 확산시키며 문화 소비의 지형 자체를 바꿔놓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 교수는 이어 "어떤 공동체를 만드는데 중간 매개체 역할을 이런 플랫폼들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이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국가와 언어를 초월한 느슨한 문화 공동체를 형성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청자들은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매개로 온라인상에서 의견을 나누고 밈과 담론을 공유하며 하나의 문화권처럼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문화 확산의 배경에는 한국의 IT 산업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 교수는 "첨단 제품을 팔면 그 나라에 대해서 동경심이 생기고 그 나라의 문화를 따라하고 싶어지는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이 문화적 영향력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기술을 통해 형성된 신뢰와 이미지가 문화 소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첨단 제품을 만들고 그 상품이 수출이 되면 그것을 수입해서 쓰는 나라들은 그 나라의 문화를 동경하게 되고 보이지 않는 영향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기술 제품이 국가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해당 국가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키웠다는 분석이다.

유 교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가장 얇은 평면 TV를 만들고 제일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고 삼성 반도체를 만들고 첨단 테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브랜드 이미지가 바뀌게 되는 것"이라며 기술 강국 이미지가 형성된 이후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