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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트렌드] "오늘은 뭐 달지?"...中 백참, Z세대 '감정 소비' 이끄는 '핫템'으로 급부상

马逍然,邓瑞璇,程思琪,曹槟一读,郑家雄,廖胜春 2025-12-19 21:18:40
지난 8월 11일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 치쥔(奇駿) 완구공장에서 포착한 '랑랑산(浪浪山)의 작은 요괴' 키링. (사진/신화통신)

(중국 광저우=신화통신) 가방을 장식하는 액세서리, 이른바 '백참(Bag Charm)'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템' 떠오르고 있다.

"오늘은 어떤 인형을 걸지?" 이 단순한 질문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를 보여준다. 백참이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독특한 자기표현의 수단이자 '감정 경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저우(廣州) 베이징루(北京路) 보행자 거리에 위치한 미니소 랜드 매장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를 체감할 수 있다. 이곳 매장의 벽면은 헬로키티, 해리포터 등 고전 지식재산권(IP)부터 치이카와 등 인기 캐릭터, 최근 개봉한 '주토피아2' 캐릭터까지 다양한 백참 제품으로 가득 차 있다.

통로를 가득 메운 채 결제를 기다리는 쇼핑객들 중 대부분은 젊은이들이다. 이들 중에는 10여 개가 넘는 백참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다. 백참의 가격은 수십 위안(10위안=2천80원)에서 수백 위안(100위안=2만800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류샤오빈(劉曉彬) 미니소 부총재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백참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감정 조절기'이자 젊은이들이 정체성을 표현하는 시각적 매개체"라고 짚었다. 이어 자사 키링 제품이 전체 봉제 인형 재고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올 들어 키링 판매량이 1천200만 개를 돌파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열풍은 온라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상 공유 플랫폼인 샤오훙수(小紅書)에서는 '모든 것을 걸 수 있다'는 해시태그가 1억3천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자신만의 백참 매칭 팁을 공유하고 특정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매개로 상호작용한다.

진열장에 보관하는 피규어와는 달리, 백참은 '휴대성'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하루 종일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소상품 중심지'인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에서는 제조업체들이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 초 국내외 고객들의 백참 문의가 많아지면서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게 됐습니다."

루이(陸毅) 이우 워안(沃安)장식품회사 사장은 자사가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매달 약 100종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3~4종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 사장은 "샤오황야(小黃鴨·B.Duck), 산리오 등 인기 캐릭터에 대한 IP 라이선스도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9일 쓰촨(四川)성 루저우(瀘州)시에서 한 여학생이 토끼 백참을 건 책가방을 메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 기업들은 소상품에 기술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장화(張華) 둥관시 위훙(裕洪)전자테크 국내 판매 책임자에 따르면 오리지널 디자인과 IP 협업에서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상품 및 스마트 보조 제품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곳 기업은 최근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을 탑재한 스마트 봉제 인형 백참을 선보였다. 장 책임자는 "출시 3일 만에 2만 개가 팔렸다"고 전했다.

'백참 열풍'은 다른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각지의 문화 관광지는 지역 문화를 홍보하는 독특한 백참을 내놨다. 백참이 '움직이는 명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