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시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인력 운용 전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채용은 대폭 축소되고 임원 조직까지 슬림화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외형 확장보다 비용 관리와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방어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대부분에서 30∼50세 연령대와 임원 채용이 급감했다. 건설경기 위축으로 신규 수주가 줄고 현장 수 자체가 감소하면서 인력 확충 필요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2022년 3841명이던 30~50세 신규 채용 인원이 2024년 2141명으로 44% 감소했다. 롯데건설은 2022년 394명에서 2024년 95명으로 2년 만에 75% 급감했다. 대우건설 역시 같은 기간 265명에서 101명으로 62% 감축했다.
DL이앤씨(-63%), HDC현대산업개발(-47%), GS건설(-34%), 포스코이앤씨(-20%), 삼성물산 건설부문(-24%)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규 채용 축소와 함께 임원 감축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시공능력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8개사의 올해 3분기 기준 임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우건설의 임원 감소 수가 가장 컸다. 1년 사이 93명에서 72명으로 21명 줄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61명에서 47명으로, DL이앤씨는 51명에서 38명으로 감소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도 모두 임원 수를 줄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은 공격적으로 인력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외형 성장보다 생존을 우선하는 기조가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력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공사 원가 부담이 커졌고 매출 회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가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 운영 리스크가 커지면서 신규 인력 채용에 대한 부담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조직을 키우기보다는 기존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본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숙련 인력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해외 사업 비중 확대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기 어렵다고 본다. 고연봉 계약직 임원들이 구조조정대상이 되고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업무 효율이 높아지면서 조직 축소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AI와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과거만큼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이 되고 있다”며 “새로운 분야에서 채용이 있을 수 있지만 인력 구조 재편은 중장기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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