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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주식 거래 수수료 두 달간 인하…양대 거래소 경쟁 본격화

정세은 기자 2025-12-15 11:49:52
넥스트레이드 거래 비중 급증에 한시적 인하 결정 내년 2월까지 시행…기존 대비 20~40% 인하
[사진=한국거래소][한국거래소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거래소가 오는 15일부터 두 달간 주식 거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한다.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의 빠른 성장에 따른 대응 조치로 이번 결정이 향후 양 거래소 간 본격적인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낮춘다. 기존 0.0023%의 단일 수수료를 폐지하고 넥스트레이드와 동일한 차등 요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지정가 주문은 0.00134%, 시장가 주문은 0.00182%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이는 기존 대비 약 20~40% 인하된 수준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는 넥스트레이드의 가파른 성장세가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3월 출범한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10월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이 13조3158억원에 달하며 한국거래소 거래대금의 약 49.4%를 차지했다. 8월에는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세는 한국거래소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거래 수수료 수익은 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결국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단 두 달간 한시적으로 시행되지만 필요에 따라 한 달가량 추가 연장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거래소는 이번 조치를 통해 수수료가 실제 거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경우 거래의 80~90%가 거래소 지정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는 약 40%가 지정, 60%가 최선집행에 따라 유입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가 투자자의 거래소 선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넥스트레이드가 시장에 안착한 만큼 이제는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이사장은 "올해 증시가 비교적 활황을 보이면서 수수료 수입 감소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ATS가 시장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거래 환경도 동등하게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수료 인하를 계기로 양 거래소 간 경쟁이 본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에 나설 경우 자칫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면서도 "수수료 인하가 곧바로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영구적인 인하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