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건설업계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이 3분기 들어 수익성 반등에 성공했다. 외형 확장보다는 관급공사와 수도권 소규모 정비사업 ‘선별 수주’로 전략을 바꾸면서 질 중심 경영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결과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10곳의 올 3분기 매출은 3조96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했다. 각 회사별로는 동원개발과 한신공영,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HJ중공업, 두산건설의 매출액이 줄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이들 중견사 10곳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적자에 머물렀던 회사들이 잇달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전체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먼저 동부건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6억739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8억원의 적자를 봤던 것과 달리 크게 개선됐다. 이는 민간사업 대신 교통과 항만 등 관급공사에 집중한 성과로 풀이된다. 실제 동부건설의 건축사업 관급 비중은 16.3%에서 21.7%로 증가했다. 반면 민간사업 비중은 22.4%로 1년새 5%포인트 줄었다.
두산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44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성장했다.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원가율 관리를 위한 선별수주 전략이 영업익 증가를 이끌었다. 두산건설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관급공사에 집중했으며 민간 부문에서는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위주로 사업을 확보해 왔다.
HL디앤아이한라는 3분기 매출 35%, 영업이익 92.7% 성장에 성공하며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 자체사업인 울산 태화강 공동주택이 성공적으로 분양되면서 공사가 본격화된 것이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경기 용인·이천 현장이 양호한 원가율로 진행된 점도 주요했다. 특히 4531억원 규모의 ‘더현대 부산’ 프로젝트까지 수주한 상태라 HL디앤아이한라의 실적 개선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중견 건설사들의 전략 전환은 당분간 더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양적 성장 중심’의 과거 수주 방식으로는 현 시장 환경에서 버티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개선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방어형 수주 체제’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견사의 경우 대형사와 달리 원가 관리·현금흐름 개선이 곧 생존과 직결되기에 내년에도 선택과 집중이 실적을 좌우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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