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은, 기준금리 2.50%로 '4연속 동결'…집값·환율 불안 '발목' (종합)

지다혜 기자 2025-11-27 10:23:09
11월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회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 1.6%→1.8% '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저성장 우려에도 부동산 열기와 고환율 불안이 여전한 데다, 다음 달 금리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안정에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10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완화했고, 11월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2월과 5월에 금리를 내린 후, 7월과 8월에 이어 10월까지 2.50%를 유지했다.

이번 동결은 10·15 등 부동산 대책 효과로 수도권 집값 상승세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지 확인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다음 달 9~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낮출지도 지켜봐야 하는 상태다.

또한 최근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1470원대를 넘나들고 있어, 금리를 낮출 경우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그만큼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단 위험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은·국민연금은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고,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환율 안정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현 0.9%에서 1.0%로 올렸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1.6%에서 1.8%로 상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집값·환율 불안을 이유로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주기)가 끝났다고 분석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수출, 소비 회복에 힘입어 경기 흐름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한은의 금리 추가 인하가 없어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내년 4월 한은 총재 교체 이후 하반기까지 1∼2회 인하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 상승이 대부분 기저효과 때문인데, 하반기로 갈수록 기저효과가 약해지면 경기 우려가 커지고 한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