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신화통신) 작은 찜통에서부터 대형 조리대, 볶음 요리 로봇에서 스마트 주방에 이르기까지...철광 자원은 없지만 각종 상업용 주방기기를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하는 마을, 바로 산둥(山東)성 보싱(博興)현 싱푸(興福)진의 얘기다.
싱푸진에는 2천800여 개의 상업용 주방기기 생산·가공 및 부품 기업이 운집해 있어 완비된 상업용 주방기기 산업사슬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2천만 대(세트)의 상업용 주방기기를 생산하며 연간 300억 위안(약 6조600억원)의 생산액을 올리고 있다. 현지 기업의 중국 국내 시장 점유율은 40%가 넘고 제품은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 60여 개 국가(지역)로 수출되고 있다.
싱푸진의 주방기기 제조 역사는 지난 1960~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밀가루 음식을 즐기는 산둥 사람에게 찜통은 필수품이었다. 이에 싱푸진 주민들은 가정용 찜통 등 간단한 조리 기구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고 입소문을 통해 명성을 쌓아갔다.
1980년대에 들어서 광산기업, 식당, 호텔이 크게 발전하면서 많은 사업체가 자체 구내식당을 운영했다. 싱푸진 주민들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규모 공방을 차려 호텔, 구내식당에서 자주 쓰이는 대형 조리대와 스테인리스 식기 등을 생산하며 주방기기 산업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중국 외식 산업과 민영 경제가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상업용 주방기기의 수요는 급증했고 수십 개에 불과하던 관련 업체 수는 수백 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싱푸진의 주방기기 산업은 기술 낙후, 제품 동질화, 브랜드 경쟁력 부족 등 문제에 봉착해 위기를 맞았다. 기업의 이윤은 해마다 줄어들었고 산업 전환 및 업그레이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싱푸진은 선진 생산 장비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대학 및 과학 연구기관과 협력해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현지화의 길을 모색했다. 이러한 지원 속에서 싱푸진의 주방기기 기업은 ▷R&D 투자 확대 ▷설비∙인재 도입 ▷제품 구조 최적화 등을 통해 판매 루트를 넓히고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싱푸진은 과학 기술 혁신으로 저가 이미지를 탈피해 중∙고급 시장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지 주방기기 기업은 기존 제품보다 열효율이 30% 이상 높은 가스레인지를 개발하거나 스마트 요리 로봇 등을 출시해 중국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와 함께 싱푸진은 라이브커머스,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등 플랫폼을 통해 주방기기 제품을 세계 시장으로 판매하며 시장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싱푸진에는 200여 개의 전자상거래 기업이 있으며 온라인 거래액은 1억 위안(202억원)을 돌파했다.
싱푸진은 해외 물류창고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주방기기를 한 곳에 보관해 물류 효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현지 유통업체 및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싱푸진을 중심으로 보싱현은 해외에 상업용 주방기기 창고 6곳을 운영 중이며 추가로 2곳이 건설 중에 있다.
이제 싱푸진의 상업용 주방기기 제품은 중국 전역과 세계로 뻗어나가며 현지 주민의 소득 증대에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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