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검찰, '유상증자 부정거래 의혹' 고려아연·미래에셋증권·KB증권 압수수색

지다혜 기자 2025-11-04 13:40:46
4월 이어 주관사 등 추가 압수수색…하나銀 일부 부서도 포함
서울 종로구 소재 고려아연 본사 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검찰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부정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고려아연과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이었던 증권사들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4일 금융권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김진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고려아연 본사를 비롯해 유상증자 대표 주관사였던 미래에셋증권과 공동 주관사였던 KB증권 본사, 하나은행의 일부 부서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뒤인 지난해 10월 30일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제출한 신고서에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고려아연은 일주일 뒤인 지난해 11월 13일 유상증자 방침을 철회했다.

금융당국에선 이 사건에 불공정거래 의혹이 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위한 혐의로 검찰로 이첩해 수사가 이뤄져왔다. 검찰은 지난 4월에도 고려아연 본사,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본사 등 사무실 6곳과 주거지 5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4월엔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었던 하나은행이 이번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하나은행으로부터 조달한 바 있다.

검찰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자사주를 매수해 소각한 후 유상증자로 상환할 계획을 세웠음에도 공개매수 신고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은 게 부정거래에 해당하는지와 일련의 의사 결정과 실행 과정에서 고려아연과 유증 관여 회사들 사이의 위법 행위를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