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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기업 SK쉴더스의 '어이없는 실수'…120개 고객사 보안 뚫렸다

선재관 기자 2025-10-27 11:57:39
대한민국 대표 보안기업이 이렇게 뚫렸다
SK쉴더스 전경[사진=SK쉴더스]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대표 보안기업인 SK쉴더스가 해커를 유인하기 위해 설치한 시스템의 어이없는 운영 실수로 해킹당해 120개 민간기업과 다수 공공기관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정부 조사 결과 확인됐다. 보안을 책임지는 기업의 핵심 정보가 유출되면서 해당 고객사들의 보안 시스템을 노린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SK쉴더스 조사 최신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SK쉴더스는 임직원 7000여 명, 연 매출 2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보안기업 중 하나로 1200여 개에 달하는 공공·금융·민간 기업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해킹은 기본적인 보안 관리 부실에서 비롯됐다. SK쉴더스는 해커 유인 시스템인 ‘허니팟’을 운영하면서 해당 시스템에 직원 2명의 개인 이메일이 자동 로그인되도록 설정해두는 실수를 저질렀다. 해커는 이 허점을 파고들어 직원 메일에 저장돼 있던 고객사 관련 정보를 탈취해 다크웹에 유출했다.

과기정통부 조사 결과 해커가 탈취했다고 주장한 24GB에는 못 미치지만 실제 15.1GB의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자료에는 SK텔레콤과 15개 금융기관을 포함한 민간기업 120곳의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일부 공공기관 자료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유출된 정보의 민감도다. 최수진 의원에 따르면 유출된 자료에는 SK텔레콤의 솔루션 검증 자료, 고객사의 보안관제시스템 구축 자료는 물론 시범 적용 테스트 결과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는 고객사 보안 시스템의 구조와 허점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으로 해커가 이를 악용할 경우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SK쉴더스는 이달 18일에야 이 사실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으며 현재 과기정통부와 함께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다.

최수진 의원은 "금융·공공기관의 보안관제시스템 자료들이 누출된 만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