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운용사 '소버린AI' 열풍…신한·하나·삼성, ETF 경쟁 본격화

정세은 기자 2025-10-27 07:40:52
총보수, 신한·삼성 0.45%…하나 0.49% 각 사, AI SW·기술·인프라 밸류체인으로 경쟁력 확보
각 사 CI [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 1호인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내걸고 소버린 AI 육성에 속도를 내자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한·하나·삼성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들은 잇달아 한국형 소버린 AI를 겨냥한 신상품을 출시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 운용사는 지난 9월 이후 소버린 AI 관련 ETF를 연이어 상장했다.

소버린 AI는 특정 국가나 기관이 외부 클라우드나 글로벌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통제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뜻한다.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국가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관련 상품을 내놓은 곳은 신한자산운용이다. 이어 하나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시장에 합류하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세 운용사의 접근법은 △AI 소프트웨어 △AI 기술 상용화 △AI 인프라 밸류체인 확장으로 뚜렷이 구분된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를 상장했다. 해당 ETF는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하는 최초의 소버린 AI 상품으로, ​'KEDI 한국소프트웨어 지수'를 기초 삼았다. 외국계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개발 역량을 높이는 한국형 AI 생태계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총보수는 0.45%다.

포트폴리오는 카카오(24.6%)와 네이버(23.7%)가 절반을 차지하며 △삼성SDS(12.6%) △LG CNS(7.2%) △카카오페이(8.1%) 등이 뒤를 잇는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1Q K소버린AI ETF'을 상장했다. 'iSelect K소버린AI 지수'를 추종하며 AI 플랫폼·데이터 분석·클라우드·검색엔진 등 AI 기술 상용화 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총보수는 0.49%다. 

편입 상위 종목은 △네이버(27.4%) △카카오(27.3%) △삼성SDS(14.4%) △LG CNS(6.7%) △더본비즈온(4.4%) 등으로, 신한자산운용 상품과 마찬가지로 네이버·카카오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AI 기술이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 개념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아 포트폴리오 구성에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정부가 인프라와 제도를 구축하고 민간이 모델과 서비스를 확산시키는 민관 협력형 소버린 AI 구조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며 "AI 인프라부터 데이터·파운데이션 모델·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 두 기업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비중이 높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1일 'KODEX코리아소버린AI ETF'를 상장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KRX 코리아소버린AI 지수'를 추종하며 국가대표 AI로 선발된 4개 기업과 반도체·에너지 등 밸류체인 중심 상장사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총보수는 0.45%다.

주요 편입 종목은 네이버(20.1%)를 비롯해 △SK하이닉스(6.9%) △LG CNS(5.6%) △한미반도체(5.4%) △엔씨소프트(5.0%) 등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앞서 출시된 두 상품과의 차별점에 대해 "KODEX 코리아소버린AI ETF는 소프트웨어 중심이 아닌 AI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점이 특징"이라며 "해당 상품은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으며 10종목 집중투자 대신 28종목 분산투자로 안정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타사 상품과 다르게 카카오가 편입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소버린AI 관련 점수가 낮아 지수 기준상 제외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