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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한중교류] "이곳이 도자기의 천국이에요!" 韓 도예가, 中 징더전에서 펼친 창작의 꿈

朱雨诺 2025-10-22 11:51:13
지난 18일 '2025 징더전(景德鎮) 타오시촨(陶溪川) 춘추(春秋) 플리마켓' 현장. (사진/신화통신)

(중국 난창=신화통신) 해질 무렵,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鎮) 웨이민(為民) 도자기 공장에선 세계 각지에서 온 수공예 예술가들이 정성껏 만든 작품을 진열해 놓고 국경 없는 예술 축제를 함께 즐겼다.

입구에 위치한 부스 앞은 개장 직후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정말 예쁘네요" "이거 포장해 주세요!" 개장 몇 분 만에 한국 도예가 권혜현 씨는 네댓 점의 작품을 판매했다.

그는 "플리마켓을 위해 두 달 넘게 준비했다"며 "긴장되면서도 설렌다"는 소감을 전했다.

18일 촬영한 한국 도예가 권혜현 씨의 도자기 작품. (사진/신화통신)

'2025 징더전(景德鎮) 타오시촨(陶溪川) 춘추(春秋) 플리마켓'이 지난 17~19일 열렸다. 본 행사에는 56개국에서 온 1천여 명의 국제 예술가들이 세계 각 민족의 수공예 작품을 공유했다.

'춘추 플리마켓'에 두 번째로 참가한 권씨는 11살 때 처음으로 도자기를 접했다. 29세에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미술학 석사 과정을 졸업한 뒤 영국,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레지던시(예술가가 일정 기간 특정 공간에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꿈에 그리던 '도자기의 천국-징더전'에 오게 됐다.

"한국의 도자기 전통은 중국과 교류하는 가운데 발전해왔습니다. 양국의 도자기 역사는 서로 연결돼 있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권씨는 지난해 처음 춘추 플리마켓에 참가한 뒤 이곳의 분위기에 매료됐다. 권씨에게 있어 풍부한 도자기 원료와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갖춘 징더전은 원하는 작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플리마켓 참가를 위해 올 8월 징더전을 찾은 그는 3개월간 현지에 정착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18일 자신의 도자기 작품을 정리하는 권씨. (사진/신화통신)

권씨처럼 징더전을 찾는 해외 도예가가 적지 않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4천 명 이상의 국제 예술가가 타오시촨의 '철새 프로젝트'에 참여해 징더전의 국제 스튜디오에서 무료로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

권씨는 "이곳에서 각국 예술가와 함께 작업하며 '집'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를 계기로 이번 플리마켓에서 '집' 시리즈의 도자기 작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받아 굴뚝 모양의 화병, 집 모양의 도자기 장식품 등을 제작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플리마켓에서 그의 작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3일간 그는 30여 점의 작품을 판매해 하루 평균 2천 위안(약 39만8천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밤이 깊어지자 플리마켓의 붉은 등롱에 하나둘 불이 켜졌다. 권씨는 "징더전에 계속 머무르며 이 도시의 빛이 제 작품과 삶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